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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대신문 | 승인 2019.03.27 17:23|(1149호)

김주환  『회복탄력성』, 2011.

상처받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다. 어떤 상처는 때로 너무 깊고 흉측해서 그 다음 삶의 단계로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나 역시 고등학교 무렵부터 삶으로부터 거친 공격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상처를 입었다. 주변에 도움을 청할만한 융통성도 없었고, 설령 힘겹게 손을 내민다 해도 내 손을 잡아줄만한 사람이 보이지 않았기에 그때 많이 매달린 것이 소위 ‘자기계발서’라 불리는 책들이다.
  작년 겨울 조금 넓은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7년 넘게 살아온 집이 몸에 익어 편안했지만 늘어나는 책들 때문에 비좁게 느껴지는 게 흠이었다. 그래서 독립된 서재를 갖출만한 집으로 이사를 왔다. 방 하나에 책장을 뺑 둘러 배치하고 거기에 책들을 꽂아 정리했다. 그러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책들 중 자기계발서가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함을 알게 되었다.
  가난을 이겨내고 공부로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담에서부터 남녀불평등 사회에서 치열하게 경쟁하여 성공한 여성학자들의 책, 심리학적인 자기암시로 성공에 이를 수 있다고 독려하는 외국 저자들의 책들, 인생이 힘들 때는 내 마음을 돌이키라는 스님들의 선문답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방대하게 구비돼 있었다. 국문학을 공부하면서 소설과 수필, 시 등 문학적인 글들을 읽으며, 간접 경험과 교훈을 많이 얻었다. 직접적인 설교나 설득보다 이런 책들로부터 얻는 위안과 공감이 더 크다고 느끼기도 했다. 자기계발서의 채찍질에 치열하게 매달려온 내 젊은 날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 적도 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런 책들로부터 나온 힘이 오늘까지 내 삶을 지탱하고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을 준 것은 분명하다.
  오늘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회복탄력성』(김주환 저. 위즈덤하우스) 역시 자기계발서다. 이 책의 초판이 나온 것은 2011년이니 아주 최신의 것은 아니다. 나는 이 책을 친구의 추천을 받고 올 초에 읽었다. 읽으면서 은연중에 내 마음속에 있던 자기계발서의 ‘공염불 같은 공식들’에 대한 불신이 조금씩 깨짐을 느꼈다. 특히 하와이 ‘카우아이’ 섬의 일화에서 나온 단 한 문장은 나를 전율케 했다. 열악하고 불우한 환경에서 모두 다 삐뚤어지고 피폐해질 때, 유독 꿋꿋이 제대로 성장해나가는 힘을 발휘한 아이들이 가진 단 한 가지의 공통점! 그것은 그 아이의 입장을 무조건적으로 이해해주고 받아주는 어른이 적어도 한 명은 있었다는 것이다. 그 아이들은 회복탄력성이 남달라 역경을 도리어 삶의 도약으로 삼아 멋지게 살아갔다.
  저자는 자기의 실패나 곤경을 도리어 삶의 발판으로 삼아 도약하는 정신적 힘인 회복탄력성에 대해 강조한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의 국내외 사례를 구체적으로 예시하고 계량화된 숫자로 논증한다. 마음근육을 단단히 하여 어떤 어려움과 역경에서도 헤쳐 나가는 힘, 그 긍정의 힘이 회복탄력성이다. 이 힘을 통해 소통하고 공감하는 넓은 인간관계의 비결을 이 책은 아주 쉬운 것부터 조목조목 알려주고 있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무인도에 단 한 사람이 들어가 산다고 해도 그 섬은 여전히 무인도라고 프랑스 미학자 질 들뢰즈는 말했다. 타자 없이 주체를 실감할 수 없기에, 우리는 자기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삶의 성공도 보람도 진정 빛이 난다. 지금 시련의 시기에 있거나, 도무지 답이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해 근심하는 독자들은, 두껍지 않은 책 『회복탄력성』에서 내 삶을 긍정하고 똑바로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이 내 안에 있음을 발견하기 바란다.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마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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