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적으로 바라보기

김태우 기자, 언론정보학과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간다. 요즘 드는 생각은 ‘저 말처럼 맞는 말이 없다’는 것이다. 가만히 있는다는 것, 즉 중립을 지킨다는 것은 누군가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입장을 들어본다는 것이다. 물론 중립을 지킴으로써 일어날 수 있는 피해 역시 존재하지만 적을 만드는 것 보다는 훨씬 낫다. 기자는 어릴 적부터 중립 지키는 것을 어려워했다. 평소 친화력이 좋아 넓은 인간관계를 형성했지만, 그에 따라 갈등을 겪는 일도 많았다. 갈등 상황에서 기자도 사람인지라 조금 더 친한 친구 말을 우선적으로 들어줬다. 이러한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편 나누기’를 행했던 것 같다. 술자리에서 기자는 친구들에게 “너는 다 좋은데 왜 우리가 싸울 때 화해시킬 생각은 안하고 누구 편을 들어서 서로 더 안 좋아지게 하냐?”는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기자가 누군가의 편을 들게 됨으로서 친구간의 갈등이 더 고조될 수 있고, 상처를 입는 피해자가 생길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방송부에서 활동하며 언론계열 직업을 희망했고, 고등학교 2학년 때 진로를 기자로 결정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충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진학했고, 충남대학교 학보사에 지원했다. 기자로 활동하면서 기자의 주관적 의견 배제와 객관적 상황 서술이 기사 작성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웠다. 처음에는 중립을 지키는 것을 어려워했던 데다가 친구들의 말을 듣고 난 후 충격을 받은 상태인지라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막상 기사를 쓰고 나니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평소 중립을 지키기 어려워했던 이유는 친구라는 이해관계 때문이었다. 그러나 취재원들은 기자와 친분이 없는 사람들이었고 그 상황에서 굳이 편향된 기사를 쓸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사람들 간의 갈등을 다룬 기사를 썼을 때, 취재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며 쟁점을 찾아 낼 수 있었고 서로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어렵지 않은 일을 누군가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편을 나눠 상처를 줬다는 것을 깨달았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친구들끼리 갈등을 겪는 경우가 종종 생기지만 기자는 중재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너무 오래된 버릇이라 아직도 더 친한 친구의 말에 귀 기울이게 되고 그 입장이 더 이해가 된다. 그러나 기사를 쓸 때처럼 상황을 정리하고 서로를 이해시켜 갈등을 중재한다. 물론 모든 사람들에게 중립을 지키며 살라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내 편이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고 본인만 상처받을 수 있기에 모든 상황에서 중립을 지킬 필요는 없다. 하지만 많은 상황들 중에서 쉽게 풀 수 있는 갈등관계, 서로를 이해하지 않고 자기주장만 하는 친구들, 누군가의 편을 들어줌으로써 친구들에게 상처를 주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 두렵다면 가끔씩은, 조금씩은 상황을 ‘중립적으로 바라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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