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메인 화면 <킹덤>은 넷플릭스 최초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이다. 사진 / 천수민 기자

인터넷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영화 등 각종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인 OTT(Over The Top) 서비스는 1020세대의 문화생활에 조금씩 자리 잡아 지상파‧케이블 독점 구조를 무너뜨렸다. 실제로 2018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OTT 이용 행태 분석’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률이 40% 이상을 차지했다. 이에 지난 1월 3일, KBS‧MBC‧SBS와 SK텔레콤은 국내 미디어 생태계를 키우고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통합 OTT 서비스 협력에 대한 공동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였다. 이렇듯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 OTT 서비스에 대해 알아보자.

 OTT 서비스란 무엇인가
 
OTT 서비스에서 'Top'은 디지털 위성방송용 수신 장치인 셋톱박스(Set Top Box)를 의미하며 이를 직역하자면 ‘셋톱박스를 통하여 제공되는 서비스’를 뜻한다. OTT 서비스로 인해 드라마나 영화, 애니메이션 등 원하는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TV에서 뿐만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유통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단말기로 동영상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TV 중심의 미디어 산업이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1인 가구 증가의 영향이다. 유료 방송 시청자가 가입을 해지하고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현상인 '코드커팅(Cord-Cutting)' 또한 가속화되고 있다. 2018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발행한 ‘유료방송 서비스 가입 추세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유료방송 서비스에 가입한 가구는 2015년부터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 반면, 서비스를 해지한 가구의 비율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는 감소추세를 보이다 2017년 6.86%로 2015년 대비 약 2.2배 증가했다. 또한 가구원 수에 따른 유료방송 서비스 해지 가구의 비율을 비교해 보면 1인 가구가 서비스를 해지한 비율이 다른 가구원 수에 비해 가장 높게 나타났다.

OTT 서비스의 발전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원할 때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당연시 되고 저렴한 요금과 모바일 기기의 확산으로 OTT 서비스는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글로벌 OTT 서비스 제공 회사 '넷플릭스(Netflix)'는 1997년 미국에서 DVD 대여 사업으로 출발한 이후 2007년에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고, 곧 이 부분을 주력사업으로 삼아 현재 강력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전 세계 시장에 침투했다.
  소비자들이 넷플릭스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자체 제작 콘텐츠의 유무이다. 타사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으로는 서비스의 한계를 느낀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시작하였다. 넷플릭스의 첫 번째 오리지널 콘텐츠인 <하우스 오브 카드>와 같은 강력한 자체 제작 콘텐츠를 통해 기존 방송사들을 위협하며 시장 판도를 흔드는 콘텐츠 사업자로도 자리 잡았다.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힘을 쏟는 이유는 자사의 콘텐츠이기 때문에 콘텐츠의 제공 방식이나 시기, 마케팅과 해외 방영 등 콘텐츠와 관련된 모든 방식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의 경우 고객의 시청 패턴을 분석하여, 일정 간격을 두고 오픈하는 방식이 아닌 한 번에 시즌 전체 회차를 오픈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A 학우는 "자기 전 1~2시간 정도 넷플릭스로 영화나 드라마 한 편을 보는 게 취미가 됐다"며 "한 달에 만 원 정도로 언제 어디서나 영화나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점이 좋다"고 답했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가입자와 매출액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구독자 수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2018년도 3분기에 700만 명의 신규 가입자가 증가하였고, 글로벌 구독자는 1억 3,700만 명을 기록했다. 또한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더 많은 콘텐츠를 더 많은 단말기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다양한 국‧내외 OTT 서비스
  2019년 글로벌 OTT 시장은 넷플릭스의 독주에서 과점적 경쟁 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콘텐츠 제작 능력과 자금력을 갖춘 글로벌 콘텐츠 기업들의 OTT 시장 본격 진출이 예고됐고 지역화 전략을 통해 고유 경쟁력을 확보한 로컬 OTT 기업들이 성장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강력한 경쟁자인 '유튜브(YouTube)'는 2020년까지 프리미엄 콘텐츠를 단계적으로 무료화할 예정이다. 특히 유튜브의 강점인 음원 관련 콘텐츠를 기반으로 아티스트 등과 협업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대할 전망이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전 세계 29개국에 서비스되고 있으며, 구독료는 월 11.99달러다.
  이와 함께 북미 지역에선 월트디즈니컴퍼니·21세기폭스·컴캐스트·타임워너의 공동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인 '훌루(Hulu)'가 영역을 확대 중이다. 월트 디즈니는 넷플릭스에 제공하던 디즈니 콘텐츠를 철수하고 올해 하반기에  '디즈니+(Disney +)'를 출시할 계획이다.
  대륙·국가 환경에 특화된 로컬 OTT 기업들도 등장했다. 아시아 대륙은 말레이시아에 기반을 둔 '아이플릭스', 싱가포르 기반의 이동통신사 싱텔과 워너미디어, 소니 텔레비전의 합작 OTT 기업 '훅(HOOQ)', 홍콩 기반의 '뷰(Viu)', 인도의 '핫스타(Hotstar)', 중국의 '아이치이(IQIYI)' 등이 성장 중이다.
  국내의 대표적 OTT 서비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영화 정보 어플리케이션 '왓챠'에서 시작한 '왓챠플레이(WATCHA PLAY)'는 영미권 콘텐츠가 주를 이루는 넷플릭스와 달리 한국, 중국, 일본 콘텐츠가 다양하다. 또한 추천 알고리즘이 잘 구축되어 있어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영화와 드라마에 그치지 않고 예능과 교양까지 폭넓은 영상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왓챠플레이의 장점이다. 모바일과 태블릿, PC에서 지원되는 기본이용권은 월 65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푹(POOQ)'은 영화 혹은 해외 드라마에 집중하는 넷플릭스나 왓챠플레이와 달리 국내 방송국 콘텐츠를 주로 제공한다. KBS와 SBS, MBC, JTBC를 비롯해 70여개 채널의 콘텐츠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종영된 지상파 프로그램을 다시 볼 수 있고 실시간 TV 서비스도 제공되고 있다. 용도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요금제는 푹의 장점이다. 지원 기기와 영상 다운로드 횟수, 화질에 따라서 월 6900원부터 1만 8900원까지 다양한 요금제가 마련돼 있다. 또한 방송 시작 후 10분 안에 업로드가 되기 때문에 실시간처럼 시청할 수 있어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tvN, Mnet 등 CJ E&M 계열사의 케이블 채널 콘텐츠들은 서비스 되지 않는데, 이는 CJ사의 OTT 서비스인 '티빙(TVING)'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또한 정부는 국내 OTT 서비스 강화를 위해 OTT 서비스 규제안을 담은 통합방송법안 적용을 미루고 이에 대한 규제를 최소화하기로 확정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OTT 서비스의 빠른 성장 속도에 맞춰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규제를 도입하는 것이 최선이고, 시장 점유율 규제는 그 다음이다"라고 말했다.
  OTT 서비스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의 미디어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 또한 국내 OTT 서비스 시장의 규모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규제보다는 지원이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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