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이었던 기술 지금도?

블록체인 연결 시스템 도식화 / 그래픽: 김재민 기자

블록체인이란 블록에 데이터를 담아 체인 형태로 연결, 수많은 컴퓨터에 동시에 이를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이다. 중앙 집중형 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하지 않고 거래에 참여 하는 자에게 거래 내역을 보내 주며, 거래 때마다 모든 거래 참여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대조해 데이터 위조나 변조를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닉네임을 가진 사람이 중앙집권화된 금융시스템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고안했다.
 블록체인은 우리에게는 매우 익숙하면서도 무서운 기술로 알려져 있다. 매스컴에서도 많이 다루어졌고, 블록체인으로 인한 가상화폐 투기가 유행하면서 피해를 입은 사람도 많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블록체인 기술은 우리들에게 좋지 않은 기술로 인식되어 왔고 오직 가상화폐만을 위한 기술로 인식됐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블록체인 기술은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고 앞으로도 다방면에 쓰일 혁신적인 기술이다. 이런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되는 분야는 다음과 같다.

음식의 유통 경로를 추적
영국의 소프트웨어 회사 프로비넌스는 소비자들이 음식의 유통 경로에 대해 점점 더 큰 관심을 갖게 되면서, 소매업자와 식당들이 원래 계약했던 대로 재료가 들어오는 것인지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원하자 블록체인 기술로 해결책을 찾았다. 프로비넌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트래킹 기술과 결합해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이 소프트웨어는 재료가 추수된 데서부터 최종 소비자가 구입하는 지점까지 전체 유통 경로를 꼼꼼하게 추적한다. 공급망의 모든 단계에서 변경 불가한 데이터가 블록체인에 추가된다.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소비자들은 자신이 무엇을 먹고 있는지 명확하게 확인 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보안 강화
현대에 들어와서 전쟁의 양상은 현대전과 사이버전쟁으로 전개되고 있다. 사이버전쟁으로 들어오면서 군은 자연스럽게 단단한 보안망 구축을 우선시한다. 이 흐름을 읽은 미국의 초대형 방산업체 록하드 마틴은 블록체인 전문업체 가드타임 페더럴과 블록체인 기반의 트래킹 시스템을 공동 작업하기로 했다. 이 계약을 통해 록히드 마틴 사는 미국 정부에 제공하는 코드 보안을 명확히 보여줄 수 있게 됐다. 두 업체는 이 시스템을 통해 현재 개발 프로세스의 모든 단계를 추적할 수 있고, 개발 생명주기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하면서 코드 문제 발견 시 절차를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 사이버전쟁의 수준을 한 단계 더 올린 셈이다.

디지털 콘텐츠 관리
인터넷이 발달한 21세기 사회에서 무단복제로 영화를 보거나 사진을 다운 받는 일은 일도 아니게 쉽게 돼버렸다. 이러한 웹 환경에서 아티스트들은 자신들이 노력을 하여 만든 디지털 콘텐츠에 관해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일을 방지하기 위해 디지털 시대의 지적 재산권 보호를 위해 설립된 ‘아스크라이브’는 블록체인 기반의 툴로, 디지털 미디어 소비에 대한 저작권, 권한, 결제를 관리하고 있다. 안전한 분산 원장 시스템은 콘텐츠 원저자를 증명하는 걸 더 쉽게 해주고 해당 콘텐츠에 누가 접근했는지 추적할 수 있게 해준다. 블록체인 기술로 인해 아티스트들에게 정당한 보상이 돌아가는 것이다.

의료기록 추적
블록체인은 개인이 평생 동안 진료 받은 모든 의료 내역을 완전하고 정확하게 저장할 수 있도록 한다. 이 데이터는 암호화로 보호되지만 개인이 희망할 경우 다른 사람의 접근을 허용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의료 데이터들이 한 곳으로 모이게 됨으로써 연구원들에게는 백신 개발 등을 위한 큰 기회가 되고 인류 전체에게 봤을 때는 더 나은 치료법이 개발될 수 있는 기회가 커진 것이다.

암호화폐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것 중에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바로 이 암호화폐이다. 가장 유명한 비트코인 외에도 이더리움, 리플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기업들은 블록체인 기반의 화폐를 통해 은행을 거치지 않고 결제를 진행할 수 있고 거래 내역은 즉시 저장된다. 이러한 편리함 때문에 암호화폐가 미래의 대안으로 떠올라 시세가 폭등하였지만 지금은 많이 사그라진 추세이다.

블록체인의 한계점

블록체인은 만능열쇠가 아니며 모든 영역에서 만능열쇠와 같이 상징돼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은 보안성, 투명성과 확장성 등 장점이 많지만 완벽하지는 않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임명환 책임연구원의 보고서인 “블록체인 기술의 영향과 문제점 및 시사점”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의 문제점은 크게 3가지로 나타나 있다.

불법 거래
인터넷 도박, 마약, 무기 등 불법 거래에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를 사용하면 자금추적을 당하더라도 익명성으로 인해 누가 사용했는지 파악할 수 없다. 그래서 현재도 마약 거래에 암호화폐가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또한 과거 미국이 핵개발관련으로 금융제재를 할 때 이란의 신발업체가 비트코인으로 대금을 결제하여 감시망을 벗어난 사례도 있다. 탈세 관련해서는 동산이나 부동산의 상속, 증여의 경우에 가상화폐를 사용하면 익명성으로 인해 탈세가 가능하다.

화폐 위상의 불확실
화폐위상 및 허가방식 측면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줄 만큼 확대되었으나 가치산정과 거래기준에 대한 국제적 규범은 미비하며,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주체에 따라 허가방식에 대한 선호의 차이로 서비스 확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화폐위상관련 외환시장에서 금은 모든 화폐의 가치척도 기준이었고 달러는 전 세계 시축통화로서 역할을 담당한 반면, 암호화폐의 위상은 아직도 불투명하다.

용량확장의 필요
각종 암호 값이 들어있는 블록체인 내의 블록은 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적은 용량으로 인한 거래지연 등의 문제에 봉착하여 현재 1mb를 향후 2mb, 8mb, 36mb로 확장시켜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가상 화폐의 평가와 전망은 국가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올 변화는 매우 크다는 것이다. 세계경제포럼은 전 세계 은행 가운데 80퍼센트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이 2025년에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의 10퍼센트를 차지하리라 전망하고 있다. 인터넷이 여러 우려와 기대 속에서 계속 성장해 갔듯이 제2의 인터넷이라 불리는 블록체인 역시도 많은 우려와 기대 속에 성장 할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블록체인은 앞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와 융합이 돼 혁신적인 변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미래 블록체인은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적으로도 더 큰 변화를 이끌 혁신적인 기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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