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함께 아름답고 건강한 캠퍼스 만들기

산림환경자원학과 박범진 교수

충남대학교 대덕캠퍼스는 1978년에 공업교육대학이 보운캠퍼스에서 처음 이전한 것을 시작으로 벌써 불혹의 나이에 이르고 있다. 사람이 나이 마흔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처럼 이제 충남대학교를 대표하는 대덕캠퍼스도 캠퍼스를 찾아오는 방문객들에게 그리고 캠퍼스와 함께 매일 매일 생활하고 있는 우리 충대인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에 책임을 저야 할 나이이다. 얼굴 뿐만 아니다. 멀쩡한 외모만큼 지내보면 편하고 따듯한 사람이 있고 외모는 멀쩡한데 지낼수록 짜증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캠퍼스는 그 모습과 함께 따듯하고 편안한 존재가 되어야 할 책임이 있다.

  나는 1991년에 입학하여 지금까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학생과 교직원으로 대덕캠퍼스와 함께 지냈다. 지금까지 살면서 한 집에서 20년이 넘게 살아본 적이 없는 나에게는 어쩌면 이 캠퍼스는 내 인생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한 공간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항상 나는 충대인의 한명으로서 캠퍼스가 좀더 편안한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는 기대감과 함께 대덕캠퍼스가 더욱 아름답고 따듯한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20년 이상을 함께한 나뿐만 아니고 모든 충대인에게 짧게는 4년간을 함께하는 그리고 졸업 후에도 주말이면 친구나 가족과 함께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 보면 대덕캠퍼스는 단지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인생의 한 장을 함께하는 우리의 일부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우리 모두는 좀더 관심을 두고 캠퍼스를 가꾸어야 할 책임과 동시에 함께 책임을 가지고 가꾼 공간을 즐길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역사가 있는 아름답고 편안한 캠퍼스를 말할 때 상징적인 건물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렇지만 전 세계에 오랜 전통을 가진 대학교들은 건물들 보다 훨씬 오랜 시간동안 캠퍼스를 지켜온 나무와 숲으로 시간이 주는 존재감과 전통에 기반한 편안함을 만들어 낸다. 인간이 항상 물과 공기의 존재를 잊어버리듯 당연한 듯이 나무와 숲의가치를 잊어버리는 것이다. 더욱이 한번 만들어진 건물 숲과 비교하여 구성원들이 함께 가꿀 수 있는 기회가 매우 적다.

  그러나 캠퍼스의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대덕학술림은 충대인들의 손으로 가꿀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캠퍼스의 숲을 가꾸는 일은 환경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의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숲을 활용하여 방문한 사람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 주는 산림치유를 활용하면 구성원 모두가 참가하여 숲도 사람도 건강해질 수 있다. 그린짐은 영국에서 1997년에 심혈관질환 전문의인 William Bird가 제안한 개념으로 지역주민들이 자원봉사로 참가하여 생활환경 주변의 숲을 가꾸는 일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심혈관질환자 등에게 가장 적합한 운동량의 전신운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자기주변의 자연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가꿔준다는 만족감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최근에는 심혈관질환자 뿐만 아니고 대사증후군 등의 성인을 위한 운동프로그램 그리고 학생들이게 자신의 손으로 자연환경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었다는 성취감을 제공하는 자기개발프로그램으로 발전하고 있다. 초보자도 참가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은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을 포함하며 작업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작업도구나 작업방법을 지양하고 우리 몸의 주요 근육들을 꾸준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한다. 또한 프로그램의 중간에는 참가자 모두가 함께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여 좀더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현재 영국을 중심으로 하는 유럽에서 150개 이상의 숲에서 그린짐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2019년 기해년이 시작되고 있다. 새해의 목표를 세울 때이다. 2019년을 충대인의 손으로 우리 숲을 건강하게 가꾸면서 구성원의 건강을 관리하는 그린짐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한해로 만들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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