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끝자락에서

홍세영 편집국장, 정치외교학과

정신없이 달려왔다. 유난히도 사건 사고가 많았던 한 해였다. 한반도에 재난처럼 들이닥친 미세먼지에 국민들은 한 해 동안 몸살을 앓았다. 지난 7일에서야 국회에서 미세먼지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대책 촉구 결의안이 의결됐다. 불길처럼 확산됐던 각계·각층에서의 미투운동과 페미니즘 운동은 대한민국 사회에 많은 과제를 남겼다. 한편 무고한 시민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이어지기도 했다. 국민들의 애도와 공분이 120만명의 국민청원으로도 이어졌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열렸던 남북의 대화국면은 어느덧 3차 남북정상회담을 마친지 오래이다. 미디어에서는 서울에서 열리는 연내 답방에 대한 논의가 오가는 중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어딘가에서는 역사를 새로 쓸 만큼 중대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학내에서도 사건 사고가 많았다. 2018학년도 한 해는 제49대 총학생회장직의 잇따른 궐위로 비상대책위원회가 총학생회장의 역할을 대행했다. 엄밀히 말하면 총학생회의 부재였다. 총학생회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학내 주요 사안들은 바쁘게 흘러갔다. 학기 초부터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두고 갈등이 빚어졌다. 비대위를 주축으로 지역인재관련 사안 및 대학평의원회 구성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결과물이 없는 상황이다. 대학평의원회 구성과 관련해 TF가 구성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총장직선제를 놓고선 아직까지도 학내 구성원들이 첨예하게 대립중이다. 학기 초부터 논의됐던 학내 주요 사안들은 여전히 계류 중에 있다.
  급변하는 세계정세는커녕, 당장 눈앞에 닥친 일들을 마주하느라 내 한 몸 건사하기도 버거운 1년이었다. 정신차려보니 어느덧 올해의 끝자락에서, 마지막 신문의 끝자락을 쥐고 있다.

완전한 대학 자치를 고대하며
  지난 28일 치러진 제50대 총학생회장단 선거에서 최종 투표율 80.92%에 찬성률 69.99%로 총학생회장이 당선됐다. 3월에 치러진 제49대 총학생회장 재선거 최종 투표율이 40%대를 웃돌았던 것에 비하면 매우 높은 투표율이다. 일각에서는 처음 도입된 온라인투표의 영향이 컸다고 평가했다. 한편으로 대학사회에서 소외됐던 학우들이 이제야 목소리를 내기로 결심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대학의 완전한 자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당사자인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야하고, 그 중심에는 총학생회가 있어야 한다. 선거 직전에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총학생회장 후보자는 ‘부족한 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학우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섰다’고 출마 계기를 밝혔다. 학우들은 투표를 통해 그에 응답했다. 이제는 총학생회가 학우들의 응답에 부응해야 한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 학우들의 권익과 직결된 문제들이 더 이상 학내에 계류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진정한 대학사회의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그들이 답해야 할 차례이다.
  새로운 총학생회의 출범이 다시금 학생 자치의 정상화로 이어지길 고대한다.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