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행정: 유치원의 입소경쟁

#2 국공립유치원과 사립유치원은 다르다
  유치원의 입소 경쟁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루기 전에, 먼저 유치원 체제에 대한 간단한 이해가 필요하다. 유치원은 여느 교육기관처럼 크게 국공립과 사립으로 나뉜다. 국공립 유치원은 임용고시에 합격한 사람들이 채용이 되는 반면, 사립 유치원은 임용고시 합격 여부와 상관없이 일반적으로 면접을 보고 뽑는 경우가 많으며 추가로 사립유치원 별로 다양한 추가 요소를 따지기도 한다.
  유아교육 학도들은 보통 대다수가 졸업과 동시에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임용고시는 1~2년 정도 공부기간이 소요되며, 초시에 합격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2018년 서울 권 유아 임용고시 응시생은 1,767명이며 모집인원은 252명에 불과하다. 즉 1,512명은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임용고시가 치열함을 알 수가 있다. 그럼에도 1년이 넘는 시간을 쏟으며 합격이 불확실한 시험에 왜 이렇게 목을 맬까? 그냥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이지 말고 면접 준비해서 사립 유치원을 가는 것은 안 될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이 기이한 현상에 관한 의문은 사립 유치원의 구조를 살펴보면 납득이 간다. 사립유치원과 국공립 유치원의 큰 차이 중 하나는 원장의 권한이다. 국공립은 말 그대로 국가의 보조 비율이 높고, 정부의 엄격한 규제 하에 운영되기 때문에 원장이 권한이 크지 않다. 반면 사립유치원 원장은 정부의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해, 초과 근무 수당 미지급이나 업무 할당량을 비상식적으로 배치하며 인사권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므로 상식을 벗어난 임용이 일어나는 일이 많다고 한다. 크게 보면 투명성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사립 유치원은 원장 고유 권한이 크고 투명성이 국공립에 대해 많이 떨어지며 교원에 대한 대우, 교육과 시설의 질이 좋지 않기 때문에 유아교육 학도들은 대다수가 국공립 유치원의 취업을 더 선호한다고 한다. 그렇기에 임용고시에 말도 안 되는 경쟁률이 나타나는 것이 이상한 게 아니다.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유치원을 선택할 때 비용과 교육의 수준을 가장 염두에 둘 것이다. 실제로 ‘유치원 알리미’라는 유치원 정보 공시 사이트에 의하면, 평균적으로 학부모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국공립은 5만 원에서 10만 원 안팎이라면, 사립은 40만 원 안팎의 큰 차이를 보인다. 유치원 교원에 있어서도 임용고시에 합격한 국공립 선생님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본인이 부모님이라면 어느 곳을 보내겠는가? 비용적 측면과 교육의 수준 적 측면 어느 것 모두 사립이 경쟁력을 갖지 못한다.
  여기까지 사립과 국공립 유치원의 거시적인 차이에 대해 다뤘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왜 출산율이 낮음에도 유치원이 모든 인원을 넉넉하게 수용하지 못할까?’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국공립 유치원은 당연히 학부모들의 우선순위이다. 추첨을 통해서 입소가 결정되며, 떨어지는 인원들이 발생한다. 모든 아동을 국공립 유치원에서 수용하기에는 기본적으로 국공립 유치원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더불어 사립유치원은 나라에서 운영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기업이고, 학부모들의 기피 현상으로 부실경영으로 망하거나, ‘이중출석부’등의 불법적 운영의 발각으로 문을 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현직 국공립 유치원 교사에 따르면 한 교원 당 맡아야 하는 학생의 수가 법적으로 제한이 돼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교원이 맡아야 하는 학생의 수가 만만치 않다고 주장한다. 더불어 학부생 시절 내내 임용을 위해 수학했던 교육학 따위의 지식과는 별개로 유치원 행정 일을 병행한다고 한다. 맡아야 하는 학생 수가 많고, 전문적 지식이 떨어지는 일을 병행하는 것은 아이들의 교육의 효율에도 떨어짐을 의미하게 된다.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다음 호에서 살펴보겠다.)

최문선 학우 / 화학과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