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흐름이 아니라 토대

손은령 교수/ 교육학과

  진로(進路)라는 말은 길로 나아간다는 뜻이다. 예전에는 주어진 길을 그대로 따라가면 되었다. 하지만 현대적인 의미에서는 진로를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 없던 길을 만들고, 막힌 길은 뚫고, 새로운 길이나 숨겨진 길을 열고, 찾아야 한다. 소극적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여러 가지 재능을 확인하고, 직업 세계의 다양성을 체험한 후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진로를 만들어가는 능동적인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때 가장 필요한 것이 자기 효능감, 즉 자신감이다. 어떤 일을 잘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그 일에 필요한 능력보다 더 중요하다.
  자기 효능감은 직접적인 체험, 언어적 설득, 모델링, 심리적 안정감이 주어질 때 만들어진다. 자신이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는 직접 해보아야 한다. 행복은 행해야 오는 복으로 해석해야 하며, 행운은 행할 때 따라오는 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고, 백견(百見)이 불여일행(不如一行)이다. 직업 세계는 단점이 아닌 장점이 발휘되는 영역이다. 따라서 긍정적인 시각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잠재력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 기 살리는 말을 자꾸 자신에게 던짐으로써 끊임없이 격려하고 강화해가야 한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특정 분야에서 성취해나간 것을 알게 되면 자신감이 샘솟고 용기를 내어 미지의 세계로 뛰어들 수 있다. 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한 결과를 이루어낸 흔적을 더듬으며 조심스럽지만 도전해보겠다는 적극적인 태도를 만들어가는 한편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있어야 한다. 불안은 사람을 위축시키며, 뒤로 물러서게 한다. 다가올 세상이 어떨지 아무도 모른다. 미지의 세계에 대해 걱정하기보다는 궁금함으로 다가서야 한다. 세상은 미리 계획된 것이 아니고, 완성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언가 새롭게 만들어 갈 수 있으며, 그건 기회가 될 수 있다.
  4차 산업 혁명의 시대를 살아가야 할 대학생들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상 살게 될 것이다. 단순히 기술을 배우려 하기보다는 삶을 바라보는 건강한 관점과 강건한 태도를 형성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다.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으려 노력하기 보다는 그 흐름의 가운데서 중심을 잡고, 탄탄한 토대 위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
  동일한 그림이라도 어떤 받침대 위에 놓이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그림이 되는 것처럼 삶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태도를 갖고 인생을 만들어 갈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여러 가지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마음 자세를 갖추게 된다면 미래의 삶을 담아낼 수 있는 좋은 받침대를 만든 것이나 다름없다.
  받침 즉, 토대가 얼마나 중요한 지는 다음의 단어들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당당’, ‘단단’, ‘담담’, ‘달달’, ‘답답’. 똑같은 단어들이라도 받침이 무엇인가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가 되듯이 대학생활을 통해서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지니고, 건강한 시각에서 자신을 바라보며 적극적인 관점에서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능력을 갖추기를 바란다.
  삶의 어려움에 휘둘리기보다는 ‘담담’하게 대응해갈 필요가 있다. 역경을 뒤집으면 경력이 된다. 우리에게 새로운 스펙(경력)을 만들어 준다는 자세로 시련과 풍파를 이겨내다 보면 ‘단단’해져 가는 자신을 기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답답’한 인생을 살기보다는 ‘달달’한 인생을 만들고 즐겨보겠다는 낙관적인 태도를 가지게 되면 ‘당당’해져 가는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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