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구나현 기자/ 문헌정보학과

  '넌 TML(Too Much Love)야, 사람 좋아하는 시골 강아지 같아’

  기자가 친구들에게서 들어왔던 이야기이다. 여리여리하게 생겨선 잘 웃고 사람 좋아하는 내가 신문사에 들어갔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놀랐지만, 기자를 응원해줬다. 어느새 충대신문에서의 시간도 1학기가 지났다. 신문사에 입사한 후, 많은 양의 기사를 담당하고 있는 바쁜 기자들을 도와주고 싶었지만 혼자서는 기사를 쓸 수 없는 수습이어서 슬프기도 했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혼자서 기사를 쓸 수 있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고, 신문 배포 후에 인터뷰했던 분을 찾아가 신문을 드리거나 문틈에 꽂아 놓는 것에도 재미를 느끼고 있다.
  최근에는 신문사가 워커홀릭이 될 기회를 줬으니 더 좋아한다. 몸이 힘들면 낮이 길고 마음이 힘들면 밤이 길다는 이야기에 낮에 열심히 살면 밤에는 잘 잘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낮에는 신문사 일도, 공부도, 노는 것도 열심히 했다. 그런 강행군에 결국 병원을 찾아야 했지만 나름 해결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생각이 많아지는 밤에는 잠을 쉬이 이루지 못했고 더 나가서 휴일이 싫고 무서울 정도로 외로움을 심하게 탔다. 친구들이 경제적, 물리적 이유로 나랑 잘 놀아주지 못하는 것을, 이 외로움이 더 많은 사람과의 술자리나 연인으로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 또한 안다. 그래서 요즘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에는 다이어리에 좋아하는 문장을 옮겨 쓰기도 하고, 기억력 좋다고 자부했지만 사라질 것 같아 아쉬운 좋았던 기억들을 적는 것을 자가 처방 삼아서 하고 있다.
  기자는 좋아하는 사람과 있을 때는 ‘네가 그렇게 행복해하는 모습 처음 봤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티가 난다. 주변 사람들이 사람을 적당히 좋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지만, 아직까진 적당히 대하는 방법을 모르겠다. 난 좋아하고 싶은 사람이 너무 많다. 기자가 어떤 차림으로 가든, 어떤 표정을 하고 있든 항상 좋은 말을 해주는 동기에서부터 기자가 쓴 글에 ‘글을 읽고 힐링이 됐다’고 말해주는 교양 팀원까지. 기자가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대부분 그들에게 있다. 이별도 아주 싫어한다. 다른 기자들이 나간다고 했을 때 나가지 말라고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고 신문사를 떠나는 소감을 적은 이전 호의 기자 수첩을 읽지 않겠다고 버텼다.

  이별을 이토록 싫어하는 기자가 두려워하던 긴 휴가가 곧 시작된다. 학교가 조용해질 테고 매일 같이 붙어 다니던 동기들과도 떨어져 있어야 하니 외로움을 느낄까 두렵다. “하고 올게”라는 말이 외로움을 달래줄 수 있고 안정감을 줘서 좋았다. 기자가 가끔 말도 없이 예상하지 못한 일을 한다고 주변 사람들이 놀라지만 그런 대담함의 이유는 돌아가도 따스하게 맞아줄 그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서 아닐까. 혼자서의 33박 34일, 먼 나라에 가는 것도, 돌아다녀야 하는 것도 무서웠지만 혼자서 하는 것을 계속 두려워한다면 아무것도 하지 못할 거라는 소리를 듣고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로망을 가지고 있던 도시들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영화 ‘라라랜드’에서 여자주인공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갔던 도시도 있다. 기자도 그곳에 가니 “혼자서도 외롭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올게”라는 말을 지킨 씩씩한 나로 성장한 모습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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