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유학생 유치와 더불어 관리와 교류 프로그램 다양화해야
한국 학생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 함께 성장하는 문화 필요
캠퍼스를 거닐다 보면, 외국인 유학생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최근 들어 외국인 유학생들이 더 많아진 이유는 뭘까? 유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이 교류할 수 있는 기회는 어떤 것이 있을까?
교육부의 고등교육기관 교육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유학 온 학위과정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16년 국내 전체 외국인 유학생 수 104,262명, 그 중 학위과정 학생 수 63,104명으로 60.5%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통계에서 나타나듯 2014년 84,891명이었던 외국인 유학생 수가 91,332명으로 크게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한 정부의 노력의 결과다. 지난 정부는 한국어가 유학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TOPIK 성적의 기준을 낮췄고, 올해 3월 법무부는 기존 정부초청장학생을 대상으로 일-학습 연계 유학 비자를 내주던 것에서 외국정부와 대학에서 선발한 장학생까지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대학 역시 해외 대학들과 자매결연을 통해 교환학생 및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와 대학이 유학생 유치를 위해 노력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학 재정 확립에서 온다. 대학들은 학령인구 급감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유학생 유치에 힘을 쏟는 것이다.
유학생들은 왜 한국을 선택할까?
대학들이 생존본능으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힘을 쏟는 점이 가장 크겠지만, 이와 함께 한류열풍이 한국을 유학지로 선정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우리 학교 자매대학인 중국 산동대학교에서 유학 온 우몽적(언론정보·4) 학우는 “중학교 때 한류 2세대 아이돌을 좋아하게 되면서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충남대학교가 산동대학교와 자매대학이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 국제언어교육원(이하 언교원) 이선우 과장은 “우리 학교 외국인 어학연수생은 대부분 현지 국가의 유학원을 통해서 접수 받고, 그 외 국가들은 한국유학박람회를 통해 개인유학을 온다”며 “중국의 경우, 일부는 협약 학교를 통해 접수를 한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에서 개인 유학으로 우리 학교에 온 부 티 쑤안 칸(언론정보·2) 학우는 “한국의 방송 프로그램과 광고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서 한국을 유학지로 선택했다”며 우리 학교에 대해 “도서관과 편의시설들이 잘 돼있어 대학생활에 도움이 되며, 공부하기 좋은 학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를 선택한 학우들을 위해 언교원은 어떤 지원을 하고 있을까? 외국인 유학생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에서 온다. 우 학우는 “처음에는 수업 내용도 잘 못 알아듣고, 표현도 못해서 말수가 적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에 대해 이 과장은 “대표적으로 외국인 유학생과 우리 학교 학우들이 소통할 수 있는 ‘튜터제’가 있다”며 “한국 학생을 튜터로 선발해 매칭 된 외국인 유학생(튜티)의 수강과목 학습, 한국어 학습과 같은 전반적인 생활에 도움을 주고, 튜티와 함께 국제교류본부에서 주관하는 문화체험에 참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언교원의 ‘튜터제’ 외에도 학내 동아리 AFKN에서도 한국 학생과 외국인 유학생이 어울리고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유학생 문화 교류의 장
언어의 장벽만큼 한국과 다른 나라 사이 문화의 벽도 높다. 문화 차이를 좁히려면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문화를 서로 공유하며 유학생과 한국 학생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배우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 학교 언교원에서는 문화 교류를 위해 매 학기 3회 이상 문화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장은 “남도문화체험, 전주한옥마을 여행, 템플스테이 등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와 가장 가까운 한국과학기술원(이하 KAIST)도 마찬가지다. 모든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 명절 고유음식이나,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 학생들이 주체로 자국문화를 알리고, 다른 국적의 학생들과 교류를 위한 기회를 제공하는 ‘KAIST ONE’이나, 자국음식을 선보이고 내외국인 구성원들에게 국제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Int’l Food Festival’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Int’l Food Festival’은 우리 학교 외국인 학생들도 초청해서 진행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대전시 국제교류센터에서는 만국 공통어인 스포츠를 통해 외국인 유학생들의 한국 적응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19일에는 제3회 대전 외국인 유학생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우리 학교를 포함해 대전대학교, 중부대학교, KAIST, 한밭대학교 등 대전·충남지역 11개 대학교의 외국인 유학생이 참여해 각 대학별 대항전과 장기자랑 대회 등을 즐겼다. 한편 중국인 유학생 A 학우는 “우리 학교에서도 한국 학생에게 중국에 대해 알려주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프로그램에 어떤 게 있는 지 홍보가 잘 안 된다”고 아쉬움을 비쳤다. 오윤아(스포츠과학·3)학우는 “언교원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외국인 유학생들을 많이 만난다”며 “한국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외국인 학생들이 많다. 한국 학생과 유학생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좀 더 다양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증가하는 외국인 유학생
서로 배우는 문화 필요
우리 학교 국제교류본부가 제공한 2018 충남대학교 외국인 유학생 현황에 따르면, 4월 1일 기준, 학위과정과 연수과정을 통틀어 총 1,091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재학 중이며, 이는 2년 전, 893명보다 약 200명 증가한 수치다. 대학이 학령인구 감소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게 된다면 유학생의 수는 앞으로도 더 증가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만 급급해 관리는 놓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이고, 유학생들을 위한 지원과 관리의 질을 높여, 유학생과 한국 학생이 실제로 교류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학우들도 외국인 유학생에게 먼저 손 내밀고, 한국에 대해 일방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유학생의 국가에 대해서도 배우며, 서로 배우는 문화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