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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만족을 위해 문단에 들어서다시인 이돈형 씨를 #태그하다
윤석준 기자 | 승인 2018.04.16 11:36|(1138호)

  자신의 생각을 쉽사리 표현하기 힘든 각박한 사회 속에서도 스스로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서구 용문동에서 시를 쓰고 있는 우리 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이돈형 시인을 만나봤습니다. 

시인 이돈형, 충남대학교 철학과 졸업


Q. 시인이 되고자 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특별한 계기는 없지만 중학교 때 방황을 많이 하다가 우연히 연습장에 시를 써봤는데 흥미를 느껴 시를 쓰기 시작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시를 공부한 건 고등학교 때 문학회 활동을 하면서였습니다.
 
Q. 시인으로 등단하기 위해선 어떠한 과정이 필요한가요?

  대한민국의 문단 등단은 2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신춘문예나 문예지를 통해 투고를 함으로써 등단하는 방법이 있고 다른 하나는 시집을 내서 문단에 나오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중 대부분은 투고를 해서 등단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만 가지고 있는 특이한 등단 방법이며 외국의 경우는 시집을 내서 등단을 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2012년  <애지>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등단했습니다.
  대학까지는 시를 쓰다가 사회로 나오면서 자연스레 시를 놓게 됐습니다. 세상과 굴러갈 것이냐 관조할 것이냐를 고민하던 저는 세상과 함께 굴러가자 해서 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광고 사업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제 자신을 위해서 하고 있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시기가 40대 이후였습니다. 현재는 스스로를 위해 시를 쓰고 있다고 생각하며 완성된 시를 보며 뿌듯함과 희열감을 느끼는 것이 정말 좋습니다.

Q. 철학이라는 전공은 시인이 되는데 어떤 도움이 됐나요?

  철학과에 간 것도 시를 쓰기 위한 것으로, 제 삶에 대한 철학이 필요했습니다. 구체적인 철학이라기 보단 막연한 철학이었던 것 같습니다. 동양철학을 전공했었는데 상당히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동양철학 같은 경우는 사회를 하나의 원으로 설명하며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닌 스스로 정답을 만들어가는 방향이었기에 제가 지금 쓰고 있는 시의 기저에는 이와 같은 동양철학이 바탕으로 있습니다.
  대학교 재학시절엔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이 두 가지에 대한 고민을 하곤 했었는데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에 대한 제가 내린 결론은 자기애와 무소유였습니다. 이와 같은 저만의 철학들이 결과적으로 시의 바탕에 깔리는 것이라 생각했고 지금의 제가 시인이 된 것에 있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Q. 문학 활동만으로는 경제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한민국 문단에서 전업 작가는 거의 없는 편이며 글을 써서 먹고 살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글만으로 먹고 살 수 있는 경우는 정말 극소수에 해당하며 대부분의 문학인들은 직업을 가진 채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글에 대한 치열함은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직업을 가진 채 문단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직업이 비교적 바쁜 편이 아니라서 글을 쓸 수 있는 시간과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확보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글로써 경제적인 이익을 창출하고자 했던 생각은 없었고 지금도 없습니다.
  대게 시 한편을 발표할 때, 많아야 20만원정도를 받고, 보통은 3만원 ~ 5만원 정도를 받습니다. 대부분이 원고료가 없는 경우가 많으며, 발표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누군가가 저의 시를 읽고 박수를 쳐준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는 두 가지 일을 하면서 시간 투자는 시에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 시는 한 번 소재를 놓치면 다시 가져오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려서 하루라도 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여건이 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작년에 시집을 출간했는데 앞으로의 작품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요?

  앞으로도 제가 살아가는 동안, 생각하고 사유하는 동안에 한해서는 시를 쓸 것입니다.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상관없이 저의 만족으로 시를 써나갈 것입니다. 시는 제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스스로가 어떤 행위를 하는 것은 모두 자기만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에게 욕심을 부리는 순간 세상은 되게 힘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Q. 다른 문학장르에 비해 시가 갖는 매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돈형 시인이 카페에서 시집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윤석준 기자

  제가 대학교 때 단편소설을 써 본 적이 있었는데 소설도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지만 시는 함축 속에서 화자가 하고자 하는 말을 무궁무진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를 두고 시는 열려있다고 말을 하며 발표하는 순간 해석은 독자의 몫이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화자는 시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하나의 작품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생각합니다. 

Q. 본인이 쓴 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간판’이라는 시와 ‘밥’이라는 시가 가장 마음에 드는 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간판’은 8·15 광복절 날 평상에 앉아 즉석 복권을 긁었지만 꽝이 나온 나, 하지만 친구는 빨간 날이라며 좋아라 하고 있습니다. 한편, 광복절 특사로 나와서는 안 될 사람이 사면됩니다. 그저 간판이 좋지 않아서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찾고 있지만 어느 누군가는 간판이 좋아서 누리면 안 될 행복도 누리는 모습에서 대비를 표현한 작품입니다.    
  ‘밥’은 아버지가 되고 보니 먹여살린다는 일이 참 어렵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마치 하나의 운명처럼 대대손손 이어지는데 그러한 자녀들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사회의 무책임함에 분노해 썼던 시입니다.
   
Q. 앞으로 시인을 준비하는 학우들을 위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실 제가 처음 시를 쓰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께선 경제적인 이유로 반대를 하셨습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봤을 땐 시인이라는 직업을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선 시를 쓰기 위해선 등단의 과정을 거쳐야 하며 이를 위해서 그 과정에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우선은 요즘에 나오는 문학작품을 많이 읽으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는 말이 있는데 저는 그 중에서도 많이 읽는 것을 가장 먼저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시들을 읽어봐야 자신에게 맞는 시를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나서 많이 써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많이 들어봐도 자신이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윤석준 기자  hdpguy@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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