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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기 어려운 부분 많다'소득구간 산정방식 불신 여전
김동영 기자 | 승인 2018.03.05 11:15|(1136호)

  지난 2월 서울 지역 사립대학교에 입학한 A씨는 등록금 부담 때문에 꿈꾸던 대학 문화생활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를 구했다. 첫 학기 등록금이 520만 원이었다. A씨의 가구원이 부담하기에는 너무 큰 금액이기 때문이다. A씨의 아버지는 3년 전 직장을 잃은 뒤 현재까지 소득이 없고, 어머니는 공무원 신분이지만 이달부터 병원에 입원해 6개월 휴직을 낸 상태다.
  사실상 가계의 소득이 없는 상황이지만 A씨가 등록금을 감면받을 방법은 없었다. A씨보다 한 해 앞서 대학에 입학한 친오빠 B학우는 본인소득 및 재산이 없음에도 부모의 소득인정액이 높아 10구간을 산정 받았다. 모친의 휴직이 소득구간에 반영될 수 있는지 한국장학재단에 문의해보니 “4대보험에 가입된 직장인의 월급은 신청한 달의 직전 달 금액이 반영된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모친이 2월 월급을 받은 이상 A씨도 10구간일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A씨가 다니는 대학은 2016년 성적장학금을 폐지했다. 국가와 학교로부터 받을 수 있는 장학금이 1원도 없다는 뜻이다. B학우는 “작년에도 소득구간이 높게 나와 이해할 수 없었는데, 상황이 악화돼도 변화가 없으니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소득구간 지원금액 변동내용, 교육부는 반값등록금 체감정도를 높이기 위해 중산층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4구간과 5구간도 반값등록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A씨와 같은 경우는 적지 않다. 국가장학금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등록금 납부가 어려워 빚을 지기도 한다. 9‧10구간은 한국장학재단의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을 받을 수 없고 거치기간 동안 이자를 납부하고 상환기간에 원리금을 돌려주는 ‘일반 상환 학자금대출’만 받을 수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일반 상환 학자금대출을 받은 9‧10구간 학생이 3만 147명에 달했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국가장학금Ⅰ유형과 Ⅱ유형, 그리고 교내장학금까지 모두 소득과 연계해서 지원하는 제도를 추진한다. 어느 대학에 진학하더라도 소득구간별 지원 금액이 일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의미다. 교육부가 내놓은 안에 따르면 국가장학금 및 교내‧외 장학금을 모두 합해 1~3구간까지는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4~5구간은 70%, 6~7구간은 50%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반면 9‧10구간은 지원받을 수 있는 금액이 없다. 입안자들은 여기에 각 대학이 성적장학금을 없애는 추세가 겹쳐 높은 정책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정부는 이번 정책이 형평성 제고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다수 학생은 이 제도의 형평성을 의심한다. 애초에 소득인정액 산정 단계에서부터 직종 간 또는 가구 간 유불리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 한 학우는 “주변에서만 봐도 나보다 풍족한 친구들이 국가장학금을 받는 이해되지 않는 경우들을 종종 본다”고 말했다. 다른 학우는 “가구별 소득구간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같고, 산출방법을 잘 알고 이를 악용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밝혔다.

 

'소득 변동 탓'  조사기간·이의신청 변화

  소득구간 산정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줄곧 제기돼왔다. 당초 장학재단은 신청인원의 소득수준에 따라 상대적으로 경곗값을 설정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학생들의 신청이 끝나면 신청자들의 소득수준을 파악한 뒤 추후 경곗값을 정하고 소득구간을 부여하는 ‘상대평가’였다. 이 같은 방식은 부작용이 많았다. 학생들은 자신의 소득구간을 예상할 수 없어 혼란을 겪었다. 매학기 소득구간과 수혜금액이 오락가락했다. 결국 2017학년도 1학기부터는 기준중위소득과 연계한 경곗값을 설정하고 미리 공표하는 방식으로 전환됐다. 장학재단은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책이 바뀐 뒤 학생들은 국가장학금 신청 전부터 경곗값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소득구간을 산정 받은 학생들은 “여전히 생각보다 높게 잡히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예측 가능성이라는 효과를 완전히 거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장학재단은 이런 현상의 원인을 ‘개인별 가계 상황의 변동’에 있다고 본다. 장학재단 관계자는 “소득이나 재산, 부채 등에 변동이 없다면 경곗값 기준으로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변동은 일어날 수 있고, 그걸 재단이나 정부가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소득구간 산정오류’에 대해 교육부가 해명한 내용과 같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국회의원은 최근 3년(2015년부터 2017년)간 5만 명의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져 소득구간이 재산정됐음을 확인했다. 절대적 기준이 도입된 2017년에도 이의신청 반영된 사례가 1만 8천 건 정도였다. 교육부는 이 같은 지적에 “정보 보유기관의 조회 기준일 이후 소득·재산에 변동이 생긴 경우 이의신청을 통해 반영해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올해도 “소득변경 요청을 이의신청으로 하고 있어 소득구간 산정의 신뢰도가 하락했다”며 추가 신고에 대해서는 ‘소득현행화’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로 했다.

 

소득구간 산정방식, 개선 목소리 높아

  하지만 체감 소득수준과 소득구간 산정결과의 격차가 ‘소득‧재산 변동 미반영’으로만 설명되지는 않는다. 학생들은 ‘소득산정방식’부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충대신문의 취재 결과 적지 않은 학우들이 재산의 소득환산방법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부모가 자영업을 하는 한 학우는 “사업자 등록과 영업에 필요한 차량 보유 수 때문에 표면상으로 드러난 지표가 높고, 이 때문에 소득구간이 높게 나온다. 하지만 실질적인 소득은 장학재단의 인정액에 훨씬 못 미치는 액수며, 거의 반 정도 차이 나는 수준이다”라고 토로했다. 다른 학우는 “자동차가 없는 것, 부채까지 소득으로 인정돼 왜곡되는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공무원이나 직장인의 소득인정액이 과도하게 높게 나온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 같은 불만을 정부가 모르는 것은 아니다. 작년 국정감사에서도 김병욱 의원이 “집안 형편이 어려운데 부채가 적어 소득구간이 비교적 높게 나오거나, 차명 재산이 있는 가구를 걸러내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여전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교육부도 지난달 “수혜자 현실 요건을 고려한 소득인정액 산정방식에 일부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소득산정방식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학생 소득평가액 공제금액이 기존 7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오른 것, 공공기관 대출금 부채 인정 외에는 없었다. 이에 대해 한 학우는 “단순히 금액적인 측면만 보지 않고 여러 방면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동영 기자  textax@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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