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무관심한 세상이 나는 좋아

 

  이번 학기에는 멤버별로 노래를 하나씩 정해 그 노래에 대한 글을 써 봐요. 그냥 정하면 재미없으니까 서로 정해주는 것으로. 첫 번째 타자 다빈은 그럼... 편의점!
  이러한 경위로 드렁큰타이거의 편의점을 반복재생중이다. 처음 듣는 곡이다. 엄청 유명하다던데. 제목이 편의점이라니. 노래를 틀면 이런 가사가 들린다.

  컵라면에 김밥 담배 한 갑 사러 편의점에 들어가니 저 달보다 동그랗게 내 눈을 뻥 튀기는
어여쁜 여인네가 내게 미소 던지며 조용히 날 반기네 (...) 첫눈에 사랑 나는 빠졌네
(...) 괜히 시간을 끌며 미소를 던져봐 그녀도 날 바라봐 내게 끌리나봐 (드렁큰타이거 - 편의점 가사中)
  알바를 하는데 블로그에 ‘알바생이 불친절하다’는 글이 올라와 난리가 난 적 있다. 그 불친절한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사장님이 글을 본 날 알바생은 나였다. 전 완전 친절한데요? 말 잘못 했다가 붙들려 한바탕 연설을 들었다. 친절한 게 뭔지 알아? 친절한 건 손님이 무슨 말을 해도 웃으면서 대답하는 거야. 사모님은 손님 대하고 속 안 좋아 토할 정도여도 무조건 웃으면서 말한다고. 너도 한번 해보라고 그랬다. 지금 당장. 그러더니 진상 손님 시뮬레이션을 했다. 어쩌라고... 난 이미 최저시급 이상의 일을 하는데 친절하기까지 해야 하나? 웃고 싶지 않았다.

운동화를 꺾어 신은 저 사람이 뭔데 눈이 동그래져 날 이상히 쳐다보네
(...) 재수 없어 왜 가만히 서 있는 거야 무섭게 우습게 도대체 뭐야 (가사中)

  인터넷에서는 ‘편의점’이 남자의 착각을 재미있게 다룬 곡이라고 했다. 혼자 알바할 때 계산하면서 뚫어지게 쳐다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매일 오고 가끔씩 비정상적인 지출을 했다. 쓸데없이 말을 걸고 아는 척도 했다. 나는 음료를 파는데 이 사람은 음료가 아닌 나를 사러 오는 것 같았다. 느낌이 이상한 날은 뒷문으로 퇴근해 택시를 타거나 뛰었다. 웃어. 사장님 말이 머릿속에 울렸다. 내가 이런 사람한테까지 친절해야 하나? 사람들은 왜 이 곡이 재밌을까.

나는 이 노래가 재미없다.

BOSHU 포토그래퍼 최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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