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 호미곶 편

  포항은 만과 곶을 모두 가진 도시이다. 만은 내륙 쪽으로 굽어진 해안, 곶은 해안 쪽으로 뻗어 나간 해안을 이르는 단어로, 포항엔 영일만, 그리고 호미곶이 있다. 아무래도 영일만보다는 호미곶 쪽이 유명한 편이다. 영일만은 포항 하면 심심찮게 엮여나오는 그런 지명이지만(영일만 친구라는 가요라든지),  영일만 내항 쪽의 수질이 포항시내의 생활 하수와 포항제철의 공업폐수로 인해 더럽기에, 가는 사람이 정말 없다. 

  송도 해수욕장이나 도구 해수욕장도 있지만 상기한 이유로 사람들이 해수욕을 하지 않기에 장사를 거의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종종 바닷길을 걷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할뿐이다. 이런 이유로 포항에 온 사람들이 바다를 찾는다면 호미곶이나 그 인근의 구룡포를 찾는다. 이쪽은 포항 도심과 멀리 떨어져 있다. 우리가 대한민국 지도를 그릴 때 꼭 오른쪽 아래가 튀어나오게끔 그리게 되는데, 그 오른쪽 아래가 호미곶이기에 한 번쯤 여기가 궁금하면 와봐도 좋다. 호미곶은 바닷바람을 맞으며 겨울 바다를 걸어보기도 좋고, 국내 유일의 등대박물관이 있어 뱃사람들을 맞아주는 등대를 느껴볼 수도 있다. 바닷바람에 말린 과메기, 신선한 회, 집에 사 들고 가서 드라마를 보면서 뜯어먹기 좋은 피데기(완전히 말린 건 아니고 반쯤 말린 오징어), 그리고 바다를 건너온 울릉도 호박엿(?)을 살 수도 있다.
  새해가 되면 동해의 해맞이의 명소가 되기도 한다. 울산의 간절곶과 서로 어느 곳에서 먼저 해가 뜨냐로 아옹다옹하기도 하는데 그건 우주 맘대로이므로 그냥 가고 싶은데로 가보자. 물론 해맞이를 숙소에서 편하게 보고 싶다면 매우 오래전에 예약을 하거나 웃돈을 끔찍하게 주고 들어가야 한다. 또 차가 많이 밀릴수도 있으므로 차를 멀리 주차하고 걸어가는 것도 좋다.
 
  아, 첨언하자면 TV에 종종 나오는 약간 녹슨 듯한 손도(상생의 손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호미곶에 있다. 한손은 바다에, 한손은 육지에 위치해 있다
우재하 (항공우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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