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플래쉬를 통해 본 데이미언 셔젤의 꿈

  데이미언 셔젤은 2014년 개봉작인 위플래쉬(한국에서는 2015년 개봉)를 통해 한국 관람객들에게 그를 각인시켰고, 2016년 개봉작인 라라랜드를 통해 3,567,670명의 관람객을 기록, 흥행에 성공하며 할리우드의 신예로 자리 잡는다.
  그의 영화를 통해 그가 관람객들에게 전달하고자했던 메시지와 세계관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데 그 중 위플래쉬라는 영화는 데이미언 셔젤이 연출과 각본을 맡은 영화이다. 처음에는 2013년에 18분짜리 단편영화로 개봉하였으나 이후 2014년에 106분 길이의 영화로 정식 개봉한다. 이 영화는 재즈라는 음악적 장르를 기반으로 극중 인물들의 꿈에 대한 내용이 영화의 전개를 이끈다.
  위플래쉬에서 꿈은 각 인물들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가장 중요한 동인에 해당한다. 플렛처의 꿈인 음악적 진수는 정해진 한계를 뛰어넘어 완전성을 추구하는 것이고, 앤드류를 포함한 다른 밴드 구성원들의 꿈은 성공한 재즈 음악가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밴드 구성원 중 앤드류는 그 꿈을 유일한 꿈으로 상정하고 몰입하는 모습을 보인다.
  플렛처의 꿈에 해당하는 음악적 진수는 바로 정해진 한계를 뛰어넘어 완전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는 플렛처의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은 ‘그만하면 됐다’이다”와 “난 한계를 넘는 것을 보고 싶었다” 등의 발언을 통해 드러난다. 이러한 플렛처의 음악적 지향은 결국 자신의 제자들의 음악적 기술에 대한 엄격한 판단으로 이어지고, 이 인물의 특성상 엄격한 판단은 폭언과 폭력을 통해 이뤄진다.
  앤드류의 꿈은 실력과 명성을 가진 제1의 드러머가 되는 것이다. 그 꿈은 유일한 것이고 이를 위해 다른 가치들을 고려하지 않을 정도로 몰입한다. 그도 처음에는 밴드 구성원으로서 타 구성원들과 유사하게 그의 권위에 도전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자신의 음악적 성취라는 꿈이 플렛처를 통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까지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은 플렛처의 폭언과 폭력이 이어질수록 그리고 자신의 실력에 대한 믿음과 강박이 커질수록, 타 구성원들과 다르게 플랫처에게 확신을 받고싶어하는 모습으로 변화한다. 이에 그의 평가를 그대로 수용하지 않는 모습과 음악에 대한 광적인 추구를 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영화의 마지막부분은 앤드류의 꿈에 대한 광적인 추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부분 중 하나이다. 플렛처의 거짓제안에 공연에 참가하게 된 앤드류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곡을 연주하게 되어 공연의 초반부를 망치게 된다. 그 후 그는 연주에서 물러나는 모습을 보이다가 다시 돌아와 자신의 드럼연주를 시작으로 직접 다른 밴드 구성원들에게 연주를 지시하며 공연을 주도한다. 이러한 모습에 플렛처는 당황해하며 폭언을 하지만 이어 지휘를 시작한다. 공연의 곡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앤드류는 드럼 연주를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나가며 광기어린 표정을 짓는다. 이에 플렛처는 지휘를 통해 마지막 곡으로 이끌고 영화는 끝난다.
  마지막 장면이 의미하는 바는 영화 전체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 장면을 통해 알 수 있는 ‘꿈’은 그것이 충돌하기도 하고 공통된 부분에 의해 다시 합을 이루기도 한다는 것이다. 플렛처의 거짓제안에 대한 앤드류의 반격이 꿈의 충돌이라면, 이러한 앤드류의 연주가 플렛처가 추구하는 음악적 진수에 도달하자 지휘를 통해 그의 연주를 인정하는 것은 꿈이 합을 이루는 것에 해당한다.
  이를 통해 본 데이미언 셔젤의 꿈에 대한 세계관은 ‘꿈은 인물의 행동 동기이자, 충돌 가능성이 있는 동시에 합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영화속 캐릭터에 따라 꿈에 대한 세계관의 특징 차이가 있는데, 플렛처를 통해 볼 수 있는 꿈에 대한 세계관은 꿈의 영역과 일상의 영역이 분리된다는 특징을 지닌다. 플래처는 연주에 대해 가혹한 평가를 하다가도 일상의 전화를 받고 평가할 기분이 아니라고 언급하거나, 지인의 아이에게 따뜻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반면에 앤드류는 꿈의 영역이 일상의 영역을 잠식할 정도로 꿈에 대해 몰입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사랑을 포함한 인간관계에 대한 결정이 꿈에 의해 이뤄지는 모습과, 셰이퍼 음악 학교에서 퇴학을 당한 뒤 보이는 일상의 무기력함을 통해 알 수 있다.
  데이미언 셔젤은 두 영역의 분리가능성 중 어느 것이 더 우월하다고 평가하지 않는다. 실제로 스크린 크러쉬 인터뷰에서 그 둘에 대한 예측으로 “플렛처는 언제나 그랬듯 이길것이고 앤드류는 슬퍼하고 공허해질 것이다. 또 앤드류는 약에 중독된 채 30대에 죽으리라 생각한다”며 결말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즉, 그는 자신의 영화를 통해 꿈에 대한 다양한 세계관을 보여주지만 어느 것이 우월하다고 평가하지 않는다. 그는 여러 유형을 관람객에게 전달해 관람객 스스로 그 가치를 평가하게끔 할 뿐이다.
장은영 (자유전공・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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