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학생 보호, 학교 차원의 적극적인 조치 필요해

 

  충대신문 1133호(2017년 11월 6일자 1면)에 모 동아리 단톡방 내에서 남학생들이 동아리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성적인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보도 이후 우리 학교 인권센터 차원의 조정위원회가 열렸고, 12월 8일 징계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그 가운데 모학과에서 단톡방 성희롱 사건이 또다시 발생해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도 이후 한 달여, 오는 8일 징계위원회 열려

  지난 1133호 보도 이후 인권센터 조사에서 가해 학생 면담, 피해 학생 면담 등이 이뤄졌다. 조사 결과, 징계 위원회를 여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에 12월 8일에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 징계위원이 참석하는 징계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발언의 대상이 됐던 A학우는 “가해자와 캠퍼스에서 마주칠 때마다 무섭다”며 “한 달여 동안 심적으로 많은 부담이 있었다. 고생했던만큼 사건이 제대로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향후 진행 방향에 대해 인권센터 관계자는 “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말해주긴 어렵다”며 “인권센터에서 진행되는 절차는 끝났고, 학생과에서 향후 일처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 가라앉기도 전 단톡방 성희롱 사건 또 발생

  동아리 단톡방 성희롱 논란이 가라앉기도 전에 모 학과 남학생 단톡방에서 학과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성적인 발언을 한 것이 알려졌다. 해당 단톡방에서 남학생들은 학과 여학생들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거론하거나, 연예인과 여성 전체를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톡방에서 남학생들의 발언 대상이 됐던 B학우는 “좋아하는 여자 문제로 상담을 해주는 등 친하게 지냈던 같은 학과 학생들이 나를 비롯한 여성들을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고 성적으로 소비했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라며 “단톡방을 보고나서 한동안 불면과 불안에 시달릴 정도로 힘들었다. 이번 사건이 묻히지 않고 제대로 처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C학우는 “단톡방에서의 발언으로 상처를 입은 학생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깊이 반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이 수면위로 떠오르자 가해 학생들이 피해 학생에게 압박을 가하거나 사건을 축소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 중 일부가 ‘과에 크게 파장 일으키고 싶지 않은데 혹시 내가 학교 안 나오는 선에서 정리해줄 수 있을까?’라는 내용을 담은 사과문을 보낸 것이다. 이에 피해 학생은 해당 사건에 대해 인권센터 신고 접수와 학과 차원의 대책 마련 요구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그럴수도 있지' 라는 반응, 피해 학생 부담 가중

  단톡방 성희롱 사건을 개인적인 일로 치부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분위기도 피해 학우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키고있다. 학과 단톡방 사건을 제보한 B학우는 “단톡방에서 대화가 오고갔다는 것을 알고 공론화 시키는 과정에서 ‘굳이 일을 크게 만들 필요가 있나’ '단톡방 내용이 왜 문제되는지 잘 모르겠다’ 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명백하게 잘못된 일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장난 정도로 넘어가는 분위기와 문제제기를 한 사람을 오히려 이상하게 쳐다보는 분위기가 부담스럽고 무섭다”고 말했다. 동아리 단톡방 사건을 제보한 A학우도 “충대신문 보도 이후에 가해 학생의 입장도 생각해 화해를 하는 건 어떠냐는 권유를 듣기도 했다”며 “이와 같은 일이 화해로 해결 될 일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국 성폭력상담소 성문화 연구소 박아름 활동가는 “단톡방 성희롱같은 성범죄 사건은 피해자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학내 구성원들이 관심을 가지고 변화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에 사건이 접수되고 한 달이 지난 시점까지 적극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이 아쉽다.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을 분리하는 등의 학교 차원의 적극적이고 확실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피해 학생들에게는 신고 이후에도 가해 학생들과 함께 학교를 다녀야하는 상황 자체가 불안하고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C학우도 “사건이 접수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어떤 조치가 이뤄졌는지 알 수 없어 답답했다”며 “가해 학우들이 피해 학우들과 같은 학과이거나 같은 동아리 구성원인만큼 위험을 겪을 수도 있다. 피해 학우들이 불안에 떨지 않도록 학교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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