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게 청소된 곳에서 사람들이 휴식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껴요.”
경상대 행정실장 최병선씨는 매일같이 시간 날 때마다 경상대 곳곳을 누비며 청소한다. 교수는 물론 학생들 사이에서도 그의 행동은 화젯거리이다. 행정 사무 일을 하기만도 바쁜데 틈틈이 청소까지 하니 그것이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타 단대 회의에서도 그와 같은 행동을 시행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이다.  
기자와의 인터뷰 역시 그가 부지런히 게시판 부착물 찌꺼기들을 긁고 있는 과정에서 진행되었다.  


“누구나 깨끗한 것을 좋아하잖아요. 그리고 학교 주위가 더러우면 바로 쓰레기를 치우게 되는 버릇이 생겼어요” 이 말만 들어보면 그는 단지 깔끔한 성미의 보통 교직원과 다름없어 보인다. 그러나 하루 이틀도 아닌 20여년에 걸친 학내의 정화작업을 단순히 깔끔하다의 단어로 규정지을 수는 없을 터. 학교에 대한 애정이 없이는 불가능 했을 것이다.
그가 우리학교와 맺은 특별한 인연의 시작은 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64, 65년. 그는 배구 특기자 학생으로 우리학교 건축공학과에 합격하였다. 그러나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1년만에 눈물을 머금고 학교를 그만두어야 했다. 이후 경기대학교에 편입한 그는 졸업 후 도교육위원회 사회체육부서에서 근무를 하다가 우연히 80년 12월에 우리학교 행정직으로 발령을 받게 되었다. 채 졸업하지 못하고 도중에 그만두어야 했던 모교를 사회인이 되어 다시 밟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다고 한다. 그 특별한 애정이 틈 날 때마다 학교를 청소하는 행동으로 옮겨졌다고.
처음에는 익숙치 않은 청소에 이곳저곳이 쑤시는 등 몸이 자주 아팠다고 한다.    
“몸은 힘들었지만 그것을 통해 단순노동자들의 힘겨움을 알게 되었죠. 조금이라도 깨끗한 환경을 구성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에 보람을 느껴요”라고 말했다. 
우리는 ‘우리학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그의 모습에 비하면 우리는 우리학교의 한 구성주체로서 얼마나 주인의식을 갖고 생활해 왔는가. 학교를 변화시키는 것은 애교심의 첫 걸음부터 가능한 것이 아닐까.
 

봉소희기자
arima@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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