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_스타_지망생 #l4l #f4f

윤지원 수습기자/스포츠과학과

  일 년 전부터 인스타그램에 일상을 업로드하는 재미를 즐기기 시작했다. 돈을 모아 차를 빌려 짧은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야 오늘 인스타그램 업데이트 하러가자’며 약속을 잡기도 했다. 머리털 나고 처음 먹어보는 음식과 몇 달 전만 해도 상상도 못한 짧은 여행을 #욜로라이프, #조오타 라는 해시태그를 달며 스스로를 ‘일탈을 할 줄 아는 놈’이라고 생각하고, 늘어가는 ‘좋아요’에 뿌듯해 했다.
  그러다 정체기가 왔다. 욜로를 외치며 수중에 있는 돈을 탕진했고, 잘 찍힌(혹은 잘 만든)셀카도 영 맘에 들지 않았다. 업로드를 하고 싶은데 올릴 사진이 없다는 생각이 들자 스스로에게 놀랐다. ‘혹시 내가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이런 삶을 살고 있는 걸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사회는 '보여주기식 삶'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보여주기식 삶은 진짜 내가 아니라고 말한다. 나 역시 가짜 삶으로 ‘좋아요’를 받으려고 한 건 아닌가싶어 자괴감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오랜만이거나 처음인 내 경험이나, 반대로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고 부러움과 공감을 받는 것에 만족하는 삶을 좋은 삶이라고 생각하고 즐기는 게 나쁜 걸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고민의 결론은 ‘괜찮아, 그 만족이 내 삶의 전부가 아니잖아’다. 내가 부러움과 공감을 받는 삶을 사는 것은 업로드 할 만큼. 딱 그 정도라면 그런 삶을 살기 위해 일부 노력하는 것은 결코 나쁜 게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SNS를 위한 삶이 내 삶의 전부가 되면 내가 지망하는 인스타 스타는 관심을 받으려 필요이상으로 눈살 찌푸릴 행동을 하는 인스타 민폐녀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가 부정적으로 보는 ‘얻는 것 없이 빈 수레가 요란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보여주는 것에 만족감을 느낀다고 해서 보여주지 않으면 만족스럽지 않은 삶인 것은 아니다.
   SNS를 인스타 스타가 되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내 삶을 공유하고, 자랑할 만한 추억거리를 좀 더 알뜰하게 만들게 되는 공간으로 이용한다면 보여주기식 삶도 좋은 삶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난 여전히 음식이 나오면 ‘모두 건들지 마’라며 유난을 떨고, ‘인스타 스타 지망생’이라며 이리저리 구도를 잡고, 인스타 감성을 가진 사진을 찍기 위해 노력한다.
#충대신문 #수습기자를_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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