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h is wasted on the young

김형준 교수/경영학부

  “지금 인생을 완전 똑같이 다시 살아도 좋은가?”

필자는 어린 시절 타임머신이란 기계를 안 후 가끔씩 경험해보지 못했던 먼 과거로의 여행을 하거나 나의 과거로 돌아가 보기를 원했다. 그래서 일까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취향도 시간 이동 (time leap)을 소재로 한 영화를 좋아한다. 다소 희미한 기억이지만 2013년 개봉된 리처드 커티스 감독의 <어바웃 타임(about time)>이란 영화를 보고 영화가 주는 따뜻한 감동과 함께 과거의 사소한 잘못들을 가볍게(?) 튜닝 (tuning)하면서 살아가는 주인공의 타임 리프 능력을 무척이나 부러워했던 기억도 난다.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가끔 이전의 선택에 따른 결과 앞에서 만약 다시 돌아 갈수 있다면, 그래서 그 때와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이러한 후회 감정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지만 타임 리프 능력을 갖지 못한 우리들은 당연하게도 과거의 잘못된 선택을 바꿀 수 없다. 그러므로 크고 작은 선택의 연속인 우리들의 인생에서 후회하지 않을 인생을 원한다면 옳은 결정만 해야 한다. 원론적으로 놓고 보면 옳은 결정인지 아닌지는 그 결정이 이루어지는 그 순간에는 알 수도 없다. 결정에 따른 결과는 미래에 발생하고 예상하지 못한 우연의 개입은 인간 능력의 바깥에 있다.
  그러니 우리는 선택이 필요한 순간 ‘좋은’ 결정을 하기 위해 노력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좋은’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다음의 단계들을 수행하라고 제안한다. 첫째,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목표를 정한다. 둘째, 목표를 이루기 위한 대안을 살펴보고 각각의 대안이 목표에 부합하는지 평가한다. 셋째, 목표 달성에 가장 부합하는 대안을 선택한다. 하지만 목표 설정과 더불어 이루어지는 대안 선택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라는 질문에서 시작되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는 것은 선택의 결과가 무엇인지, 어떤 느낌을 가져올 지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뜻이다. 즉, 결정에 따르는 기대 효용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으니 선택 전에 이를 계산하라는 의미인데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필자는 학생들과 개인적으로 만날 때면 “요즘 뭐해?” 라는 가볍고 상투적인 질문을 한다. 그 학생이 어떤 구체적인 목표를 갖고 있나 알고 싶어 하는 질문인데 대부분의 대답은 “뭘 해야 할 지 아직 모르겠고 그래서 고민 중” 이란 것이다. 그럴 때면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에는 아깝다 (Youth is wasted on the young)”라는 버나드 쇼의 말이 생각나 슬그머니 부아가 나고 어떨 때는 뜬금없는 질투심에 살짝 당황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더 생각을 해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어떤 시대에서 살아간다는 것과 무관하게 20대 초반에 자신이 원하는 인생의 목표와 진로를 정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현재의 많은 선택 대안들 중 어떤 대안이 ‘좋은’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먼저 인생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라는 요구하는 것은 어쩌면 무리인지 모르겠다.
  대학 입학 전까지 정해진 틀 속에서만 생활하다 스스로 많은 것을 정해야 하는 전혀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놓인 많은 학생들이 나아갈 방향을 잃고 대학에 진학한 것 조차 후회하고 있는 학생 또한 많다. 더욱이 그리 낙관적이지 않은 미래가 주는 불안감으로 인해 현재 준비하는 여러 가지 자신들의 노력에 대한 점점 없어져 가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현재의 대학생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자신의 인생 목표를 정하지 못해 자신 앞에 놓인 선택 대안들이 무엇인지 몰라 현재 “고민 만” 하고 있는 현실은 바람직하지 않다. 무엇을 할 지 고민하고 있는 것 외에 뚜렷하게 말할 수 있는 하는 일이 없는 것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핑계 삼아 현재를 '불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현재의 불성실한 삶의 방식을 바꿀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있다. 먼저 지금 “내가” 무엇을 선택해야 할 지 모른다 하더라도 향 후 미래를 준비하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필수적인 것들이 있다. 이러한 것들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누구에게나 필요한 기초적인 것으로 필자가 생각하는 3가지는 운동, 책 읽기 그리고 외국어 공부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필수적인 것으로 간추려 진 것을 매일 해야 하는 숙제로 만들고 하루 분량을 결정한다. 예를 들어 운동을 한다면 푸시 업 1개를 하루도 빠짐없이 1달을 하는 것으로 정하자. 명심할 것은 양보다 완수의 지속 기간이다. 마지막으로 이 작은 목표를 매일매일 빠짐없이 달성해보자.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것이 빠짐없이 하는 것이다. 그러면 얼마 지나지 않아 습관 (routine)이 된다. 쉬울 것 같지만 간단하지 않다. 영어 단어를 하루에 1개를 외운다 하더라도 그 것을 365일 동안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타임 리프 능력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후회하지 않는(아니 적게 하는) 삶을 사는 훌륭한 방법 중 하나가 매일매일 해야 하는 숙제를 만들어 빠짐없이 성실하게 지켜나가는 것이 아닐까? 영화에서 보여주는 타임 리프 능력은 사용에 대가가 따르는 능력이라 공짜가 아니고 또 사용이 무한대로 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보면 우직한 성실함이 타임 리프보다 어쩌면 더 강력한 무기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점점 더 변동성이 높은 불확실한 미래 세계에서 살아가는 방법으로 마지막까지 “우직한 성실함”을 추구하는 것이 후회가 적은 삶을 사는 현명한 방법임을 필자는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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