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교양교육원, 교양교과목 대상 평가 실시

  최근 학내 구성원 사이에서 대학 본부에서 인문 교양과목을 폐지하고자 한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이정화(정치외교·1) 학우는 “교양과목을 폐지하게 된다면 교양과목 선택의 폭이 줄어들 것”이라며 “학교 측의 일방적인 교양과목 폐지는 학생 입장으로서 당황스럽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더불어 35개의 인문교양과목이 총장의 주도로 폐지가 진행되고 있다는 게시글도 많은 학우들의 불만을 자아냈다.

 

기초교양교육원, 교양과목 개선과정

  기초교양교육원(이하 기교원) 이향배 원장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알려진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교양과목을 제공하기 위한 개선 과정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기교원 김필형 팀장에 따르면 기교원은 2016년 3월부터 10월까지 교양교과목 시스템과 질 관리를 위한 ‘교육과정 분석 및 개선방안’에 관한 정책 연구를 실시했다. 이후 11월에 ‘교양 교육과정 편성, 이수 및 운영 등에 관한 지침’을 개정하면서 12월에 교양 전 과목에 대한 1차 평가가 처음으로 실시됐다.
  평가단은 한국기초교양교육원 소속의 외부 평가위원 10명과 전공을 고려한 내부 평가위원 10명으로 구성됐다. 평가단은 확장형 표준 강의계획서를 바탕으로 교양교과목 유지 및 폐지 기준을 적용해 평가를 진행했다. 그 결과 4개의 우수 교양 교과목을 선정하고, 연속 3개 학기 이상 미개설된 33개의 교과목을 폐지했다. 이후 올해 3월에 실시된 2차 평가에서는 내부 평가의원이 하위 30%에 해당하는 62개의 교과목을 재검토해 최종적으로 35개의 교과목에 대해 폐지 권고가 내려졌다. 이후 폐지 권고 사항에 대해 이의가 있는 해당 학과 및 교수로부터 폐지제외요청서를 제출받았다.
  폐지권고를 받은 교양교과목의 수는 인문대학(16)·사범대학(5)·학과공통(5)·생활대학(3)·생명대학(2)·사회(1)·자연(1)·공과(1)·예술(1)에 해당한다.
  이에 인문대학의 해당 학과 7명의 학장단과 인문대학 교수평의회장이 ‘통지된 폐지 교양교과목 선정 기준과 평가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면서 기교원과 인문대학 해당 학과와의 마찰이 발생했다.

 

인문대 폐지대상 학과장단, 과정·기준·결과 '부당'

  인문대학 사학과 학과장 허현 교수를 포함한 관련 교수 8명은 ▲폐지 권고의 목적 및 향후 재평가 과정의 불투명성 ▲인문대학 및 소속 학과의 의견과 입장이 반영되지 않음 ▲평가 내용의 비전문성과 불공정성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허 교수는 “6월 26일자로 교양교과목에 대해 일방적인 폐지 권고를 받았다”며 “인문대 소속의 교수는 그 누구도 교양과목이 평가되고 있는지 몰랐으며, 평가기준에 대해 고지받은 적이 없다”고 전했다.
  허 교수는 “7월 5일에 진행된 회의에서 기교원장과 실무팀으로부터 ‘강의계획서만을 가지고 평가를 했다’는 설명과 함께 ‘이전부터 강의계획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주장만 들었을 뿐“이라며 “교수진들은 기존에 평가기준에 대해 고지 받은 바가 없으며, 수강생 수나 강의평가 결과 등을 고려하지 않고 강의계획서만으로 강의를 평가한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평가기준의 정당성과 객관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평가 결과가 부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 학교의 교양과목의 질 향상을 위한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허 교수는 “문제가 있거나 개선이 필요한 과목에 대해서는 폐지 조치나 개선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그러나 문제가 없는 과목에 대해 납득할 수 없는 평가를 근거로 폐지를 하려는 것이 문제”라고 답했다.
  허 교수는 기교원의 폐지 권고에 대해 “전형적인 행정주의”라며 비판했다. 덧붙여 "국립대는 인문학을 유지하고 키워나갈 책무가 있다"며 "학교 측의 일방통행은 이에 반하는 움직임"이라고 덧붙였다.

 

합의점 도출 위한 소통과 타협 필요

  기교원 이 원장은 "해당 교수들에게 기교원의 교양 과목 폐지 권고가 당황스러울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그러나 기교원에서는 2013년부터 교양과목 개선 차원에서 교양과목을 평가해 폐지하겠다고 지속적으로 밝혔다”고 말했다. 덧붙여 “학생들은 질 높은 교과목을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 그러한 교양교과목을 제공하는 것이 기교원의 역할”이라며 “현재의 절차를 유지하면서 폐지 권고 대상 교과목 중 이의신청서를 제출한 교과목에 한해 재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제출하지 않은 교과목의 경우 폐지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유진(영어영문·4)학우는 “학우들의 의견과 무관하게 폐지가 진행된 것에 대해 불만”이라며 “교양교과목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면 교수 및 학우와 같은 당사자와의 논의를 통해 그 당위성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기본적으로는 폐지 계획을 원점으로부터 재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교양교과목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면 인문학 과목 주간 기관인 인문대 교수들의 참여를 통해 절차적인 정당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현상 총학생회장은 “아직까지 인문대 해당 교수님들의 답변을 듣지 못한 상태로 구체적인 언급이 어렵다”며 “지난 11일 중앙운영위원회 회의 결과를 토대로 기초교양교육원과 간담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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