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가 토쟁이에요

 

  지난 방학, 대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로 자원봉사를 갔을 때의 이야기다. 나는 중학생 남자아이들로부터 이 알 수 없는 말을 처음 듣게 되었다.
  토쟁이? 토를 많이 하는 사람을 말하는 건가? 대체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으니 청소년 도박 예방에 관한 멘트를 쳐야하는 데도 말문이 턱 막혀버렸다. 그리고 그 날로 도박 은어를 검색해보기 시작했다. 아래 내가 알아본 것들을 바탕으로 도박 은어가 담긴 가상 대화를 적어보았다. 혹시 독자들은 얼마나 알고 있는지 체크해봐도 좋을 것 같다.

A:야, 오늘도 한 게임 콜?
B:거긴 안 갈래. 거기 먹튀라더만.
A:바로는 안 닫으니까 총알만 좀 챙기고 나오면 되지.
B:조금 터지면 바로 강퇴당하는 거 아닌가 몰라.
A:오늘은 좌삼짝으로 대동단결하자. 어제 계속 우삼홀만 나오더라.

대부분은 이해하지 못했을 것 같다. 그래서 대체 그 용어들에는 뭐가 있고 뜻이 무엇인지를 준비해보았다.

토쟁이: 스포츠토토를 즐겨하는 사람
토사장: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
총알: 베팅을 할 수 있는 개인 자본
먹튀: 불법도박 사이트에서 당첨금을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운영을 중단하는 행위
졸업: 돈을 많이 딴 사람에게 더 이상 사이트를 이용하지 말아주기를 권유하는 것
픽: 도박결과에 대한 정보
픽스터: 정보를 물어다 주는 사람
좌삼짝(우삼홀, 좌사홀, 우사짝): 좌(우)에서 출발 3(4)번의 사다리 줄, 최종 결과 홀(짝)

  이 도박 은어들을 공유하고 싶었던 이유는 바로 이런 단어들이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심심치 않게 들리기 때문이다. 나만해도 중학생 아이들에게서 처음 들었고, 알게 되니 캠퍼스에서도 가끔 귓가에 들리기 시작했다. 혹시 이번 추석 친척이나 외사촌 형제들에게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면, 혹은 친구들에게 들은 적이 있다면 도박을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요즈음에 이르러 청소년 도박은 100명중 5명꼴로 늘어났다. 도박중독 상담자들은 상담을 받으러 오는 10대, 20대가 크게 늘어났다고 말한다. 나는  독자들이 도박 은어를 함께 알게 됨으로써 주변의 도박을 하는 사람들을 미리 알고 예방을 권유하기 위한 귀를 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충남대학교 대학생 도박문제 예방활동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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