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2차년도 임금교섭 결렬, 갈등 장기화 우려

  계약 2차년도 임금교섭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한 충남대학교미화원노동조합(이하 미화노조)과 주식회사 한불에너지관리(이하 한불에너지)의 갈등 여파가 협상테이블을 넘어 학교로 번지고 있다.
  한불에너지와 미화노조는 지난 5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계약 2차년도 임금협상을 진행했다.  주된 갈등은 식대 관련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미화노조에 따르면 한불에너지는 지난해 관리비와 기업이윤 명목으로 6억 4천만 원을 가져갔다. 또한 계약 기간 동안 같은 명목으로 15억여 원을 가져갔다. 이에 미화노조는 “공무원, 무기계약, 비정규직이 급여는 달라도 상여금, 복리후생에서는 차별하지 말라는 것이 비정규직 차별 해소의 기본”이라며 “기업이윤은 식비 지급에 충분한 금액이니, 대학 내 공무원의 정액급식비에 준하는 식대 1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한불에너지 측은 “근로기준법상 식비 지급의무가 없다. 최초 계약 시 산출원가에도 책정된 금액이 없다”며 “10만 원의 식대가 더해지면 연간 3억3천여만 원의 부담이 발생해 이윤이 적어진다”고 미화노조의 요구를 거절했다. 그럼에도 미화노조의 요구가 계속되자 한불에너지는 인당 3만 원의 식대를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그러나 미화노조 측이 해당 조건을 거절했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을 접수했다. 이에 양측은 6월 27일부터 조정 절차에 들어간다.

▲ 청소 노동자들이 지난 6월 21일 대학 본부 건물 앞에서 임금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 이정훈 기자


  그러나 현재까지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아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이영훈 대전지부장은 “조정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노동조합이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된다”며 “협상이 결렬될 경우 파업밖에 답이 없다”고 말했다. 한불에너지 윤경준 차장은 “계약금액의 조정이 없는데 회사가 마냥 수용해야만 한다면, 미화노조 측의 요구는 매년 계속될 것이고, 용역회사의 어려움은 지속될 것”이라며 “향후 진행 상황에 따라 필요시 회사도 강력한 대응을 해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화노조는 교내에 플랜카드를 부착하는 등 협상테이블 밖에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6월 21일에는 대학본부 앞에서 학교가 미화원에게 식비를 지급하라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미화노조가 식비 지급 당사자로 학교를 명시한 것에 대해 우리 학교 총무과 윤여복 주무관은 “근로자 임금은 급여지급산출에 따라 회사가 하는 것”이라면서 학생들과 외부인들이 학교가 임금체불을 한 것으로 오해할 것을 우려했다. 윤 주무관은 미화노조가 학교에서 단체행동을 하는 것을 두고 “학교가 회사에 노조의 입장을 전달해서 식비를 받게 해 달라는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윤 주무관은 “양측의 갈등이 장기화되면 청소업무 지장 등 학교에 피해가 없을 수 없다. 조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원만하게 타결될 수 있도록 중재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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