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육군에서 게이라는 성지향성 하나의 이유로 게이 군인들을 색출 및 처벌하고 있다. 수사근거는 군형법 제92조의 6항이고 이 조항은 국가인권위원회와 UN자유권위원회에서 폐지 권고를 받은 바 있다. 그 이유는 이 조항은 동성 간의 성범죄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동성 간의 성행위 그 자체를 처벌하는 조항이기 때문이다. 이 조항에 따르면 가해자, 피해자 모두 처벌받고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한 경우도 처벌받게 된다. 그리고 육군은 색출 과정에서 함정수사, 불법수사를 자행했다.      
  육군 게이 군인 색출 사건의 피해자를 후원하기 위해 텀블벅 프로젝트를 진행한 카이스트 학생을 만나 인터뷰했다.
 
  Q. 자기소개 부탁한다.
  A. 저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디자인학과에 재학 중인 시스젠더 게이입니다. 퀴어 아티스트 듀오 ‘리임’ 중 ‘임’이며, ‘약장수’라는 명칭으로 활동합니다.
 
  Q. 게이 군인 색출 텀블벅 프로젝트가 무엇인가
  A. 텀블벅 프로젝트는 최근 육군에서 발생한 ‘게이 군인 색출 사건’에 관심을 갖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사건의 반인권적인 내용에 대해 알리고, 이를 기억하는 동시에 사건의 피해자들에게 후원금을 통해 도움을 주기 위해 진행된 것 입니다. 뱃지에는 성소수자 군인의 상처를, 포스터에는 ‘색출’이라는 상황을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에코백에는 ‘사랑은 죄가 아니다’라는 한자를 작성해 성소수자 군인들이 죄인으로 치부되는 현재 상황의 문제점을 얘기하고자 했습니다.
 
  Q. 프로젝트를 하자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기숙사 룸메이트가 듣고 있던 색출 사건 당시 녹취록을 우연치 않게 들었습니다. 그 순간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마음에 같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같은 또래 게이 군인들에게 가해지는 반인권적인 수사 내용이 마치 나에게 행해지는 것과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Q. 텀블벅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과 가장 보람 있었던 점은 무엇인가.
  A. 전공 과제와 병행하는 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원래 처음에는 프로젝트가 100만원을 목표로 시작됐습니다. 100만원을 넘기는 것도 아슬아슬할 거라며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100만원을 넘어갔을 때, 정말 놀라우면서도 너무 보람찼습니다.
 
  Q. 앞으로 하고 싶은 프로젝트나 기획 중인 프로젝트가 있나.
  A. 개인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부모님에게의 커밍아웃 키트’입니다. 성소수자 당사자가 가장 많이 어려움을 겪는 ‘부모님에게의 커밍아웃’을 도울 수 있는 키트 제작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Q. 텀블벅 프로젝트를 하면서 주변 친구나 지인들 혹은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
  A. 주변 지인들은 응원해주고 환호해줬습니다. 그런데 가족은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어머니하고만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는데, 이런 일들을 하면서 수면 위로 제 모습이 노출되는 것을 염려하셨습니다.
 
*텀블벅: 대한민국에서 서비스 중인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중 하나

김종혁 학우 / 자치행정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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