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의 가치를 발견하여 독수리처럼 비상하자

허환일 교수(항공우주공학과)

  독수리에 대해서 위키백과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 독수리는 몸길이가 102-112㎝이며, 날개를 편 길이는 234-274㎝이다. 날 때에는 폭이 넓고 긴 양 날개를 일직선으로 뻗은 상태로 상승 기류를 이용하여 날아오른다.
  알고 보면 독수리는 1미터가 넘는 큰 몸과 2미터가 넘는 거대한 날개의 무게 때문에 활공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새이며, 스스로 계속 날갯짓을 할 때 쉽게 지친다. 독수리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한계를 잘 알기 때문에 주변의 바람이나 온난 상승기류를 활용하며 일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다른 새에게 바람은 비행하는 데 장애요인이 될 수도 있지만 독수리에게는 오히려 비행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독수리가 하늘을 나는 방법은 4가지가 있다. 비상(飛翔, soaring)은 높은 창공으로 상승하기 위해서 상승기류를 타고 빠르게 치솟아 오르는 방법이다. 하강(diving)은 높은 창공에서 지상으로 거의 수직으로 빠르게 내려오는 비행 방법이다. 하늘을 빙빙 돌며 글라이딩 하다가 먹잇감을 발견하면 하강한다. 미끄러지기(gliding)는 날개를 쫙 펴서 움직이지 않고, 바람을 타고 미끄러지듯이 나는 방법이다. 힘이 들지 않기 때문에, 먼 거리를 비행할 때는 글라이딩을 한다. 펄럭거림(flapping)은 가까운 거리를 날 때, 또는 공기의 저항이 약한 곳에서 자기 스스로 날개를 펄럭거리는 ‘날갯짓’이다. 이 중에 비상과 하강은 독수리나 매만 할 수 있다고 한다.
  독수리의 비상(soar)은 2미터가 넘는 자신의 큰 날개와 온난 상승기류를 적절하게 활용하여 높이 날아오르는 활공법이다. 절대 스스로의 날갯짓을 통해 억지로 날아오르거나 높이 치솟지 않는다. 독수리는 비상(soar)을 통해 날개를 가끔 한두 번만 퍼덕거리지만 가장 높은 활공을 하고, 가장 넓은 범위의 활공을 즐길 수 있으며, 활공의 한도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
  독수리의 비상(soar)에 반대되는 날갯짓은 펄럭거림(flapping)이다. Flap의 뜻은 ‘날개가 퍼덕거리다, 새가 날개 치며 날아다니다’의 뜻이다.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날갯짓을 하며 끊임없이 파닥거리며 활공하는 것이 펄럭거림(flapping)이다. 날갯짓을 잠시만 쉬면 추락할 수밖에 없다. 참새, 맵새, 까치는 이렇게 날아다니며 살고 있다. 벌새는 1분에 200번의 날갯짓으로 떠 있는데, 이런 새들은 스스로의 날갯짓으로 공간을 이동해야 하므로 낮은 활공을 하며, 활공의 고도나 범위 역시 낮고 제한적이다. 또한 쉽게 지친다.
  우리는 그동안 끊임없이 날개를 펄럭여야 하는 flapping하는 인생을 살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보자. 자신의 노력이나 돈이나 능력만을 믿고 스스로의 날갯짓을 하며 평생 힘들게 flapping 하며 살아온 것이 아닌지. 기왕이면 독수리처럼 바람이나 상승 기류를 활용하여 쉽게 날아오르는 비상(Soar)의 삶을 사는 것이 덜 힘들고 멋질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삶의 굽이굽이에서 주변의 상승 기류들을 선택하고 큰 날개를 펄럭여야 한다. 우리 주변의 상승 기류들은 가족, 친구, 동료, 선후배, 스승, 학교, 학과, 종교 등이 있다. 상승기류를 선택했다면 큰 날개는 어떻게 이루어낼까? 우리는 각자 작은 날개를 가지고 있다. 이 작은 날개들을 하나로 엮어 큰 날개가 되려면 서로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 서로를 인정하고, 공동체 안에서 ‘함께’의 가치를 발견하고, ‘같이’의 가치를 찾아 높게, 넓게, 쉽게 날아오르자. 가정의 달 오월에 충남대와 충남대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큰 날개와 상승기류가 되어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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