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하여

  올해부터 우리 학교에서도 RC 즉, 기숙형 인재양성 프로그램(Residential College, RC)을 시작하였다. RC프로그램의 통상적인 운영 취지는 대학교에서 기숙사생들을 대상으로 하여 생활지도 이상의 알찬 소양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기숙사에 입사한 학생 대다수는 대학에 입학하면서 비로소 집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하는 경험을 시작하게 된다. 이는 아직 모든 것이 낯선 신입생들에게는 커다란 도전이지만, 다른 한 편으로 생각하면 새로운 가능성을 위한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학습공간과 생활공간이 밀접하게 연계되기 때문에 그렇다. 따라서 대학교에서 기숙사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조금만 도움을 준다면 멀리 집을 떠나온 학생들에게 오히려 더 큰 지원이 될 수 있다. RC프로그램의 정신은 바로 이와 같은 교육적 배려심과 더 큰 도약을 위한 도전정신이 결합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학교 RC 대상자는 몇 차례 변화를 거쳐 꼭 기숙사생에 한정하지 않고 희망학과와 희망학생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해 폭넓은 참여를 유도하며 진행되고 있다. 예·체능 활동을 통한 예술적 감수성과 건강한 신체를 육성하고, 영어와 중국어 무료강좌를 제공하고 있으며, 독서토론과 전문가의 특강 등 알찬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향후 전공에 기반을 둔 창의적 아이디어 활동과 지역사회에서의 봉사활동 그리고 해외연수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첫 시행에 따른 혼선과 매끄럽지 못한 진행 등에 대한 지적이 있기도 했다(본보 1126호). 참여에 따른 직접적인 인센티브의 내용과 관련하여 안내가 정확히 이루어지지 못했고, 멘토의 역할이 명료하게 정립되지 않아 당황스러운 경우가 생기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충대신문에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RC 프로그램을 운영함에 있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항은 분명한 역할의 부여와 긴밀한 연락체계가 마련되어야 하는 것 같다.
  현재 RC 운영 조직은 기초교양교육원장의 책임 아래 RC센터장이 운영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모두 10개의 반이 운영되는데, 각 반마다 1명의 지도교수와 조장을 맡고 있는 6~7명의 멘토학생, 그리고 각 조별 5~6명의 학생들이 활동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이런 조직 체계에서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는 멘토 학생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안내와 소통이 긴밀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학기 초 각종 학과와 단과대 행사들과 겹치게 되는 돌발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가 어렵다. 물론 계획과 운영이 더욱 탄탄하게 자리 잡으려면 지도교수와 운영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RC 센터에서도 지난 4월 6일자로 1차 회기를 마무리하고 2차 회기로 들어서면서, 지금까지 드러난 초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하나하나 프로그램들을 정착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다. 작지만 눈에 띠는 시도는 매달 둘째 수요일 아침식사를 정례화한 것이다. 이 자리에는 RC에 참가하는 구성원뿐만 아니라 총장님과 본부 보직자들도 함께 하여 RC 참여 학생들의 진솔한 이야기와 건의사항들을 가감 없이 듣고 얘기를 나눈다. 더 나가 앞으로는 지도교수 모임, 지도교수와 멘토의 모임, 반별 모임 등 각 단위별 모임도 정규화 함으로써 우선 참여자들의 스킨십을 늘려가라고 조언한다.
  최근 우리 대학교에 부임하신 어느 교수님께서는 RC활동과 관련하여 매우 고무적인 얘기를 전해주기도 했다. 본인이 학부 때 참여했던 이러한 RC 프로그램과 비슷한 과정에서 영어집중 교육을 받았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계속 열심히 공부하고 나중에 유학까지 가게 되었는데, 당시 함께 참여한 친구들이 모두 그분처럼 교수가 되었다고 한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드러난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하고 극복하여 성공적인 RC 프로그램으로 정착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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