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김채윤 편집국장(고고학과)

  얼마 전 초등학교로 경제금융교육 봉사를 갔다. 초등학생들에게 경제에 대해 가르치면서 학생들의 꿈을 물었다. 그 중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학생이 있었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에도 장래희망이 대통령인 학생들이 반에 한두명, 못해도 전교에 한두명은 꼭 있었다. 그런 학생들에게 어떤 대통령이 되고 싶은지에 대해서 물어본 적이 있었다.
  “엄마랑 아빠가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대통령이 될거야”
“친구들이랑 재미있게
놀 수 있도록 해주는 대통령이 될거야”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통령의 기준과 별다를 바가 없다. 어릴 적 친구들이 누구보다 솔직하게 자신이 원하는 대통령의 기준에 대해서 말한 셈이다. 이처럼 국민들이 생각하는 대통령의 기준은 거창한 명분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얼마 전 인터뷰한 인터뷰이가 “금전적 여유가 생긴 뒤에는 치즈랑, 베이컨이랑 들어있는 토스트를 사먹어요” 라고 말 한 적이 있다. 금전적 여유를 통해 얻는 거창한 것보다 사소하지만 선택의 질이 달라진 현실이 그만큼 행복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말이다. 아이와 함께 행복한 일상을 살고 싶은 마음, 학교에 등교하는 길이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처럼 아주 사소하지만 결국 삶에 있어 꼭 필요한 일상적 바람이 바로 모든 정책의 기반이 돼야한다.
  그러나 지금 대선 후보들은 국민들의 사소한 바람을 듣기 보다는 서로 헐뜯기에 바쁘다. 대선 토론에서 국민들이 듣고 싶었던 건 치졸하고 옹졸한 모습이 아니다.

“예, 제가 넘기겠습니다”
“저 말이 안 끝났습니다”
“둘이 이야기 좀 하세요”

  집단적 독백을 하는 대선후보들의 모습에서 국민들의 바람을 해결하고자 하는 모습은 찾기 어렵다. '대선 토론에서 제대로 말을 하는 후보가 거의 없었다'고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그만큼 대선 토론에서 국민들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들이 나오지 않았다는 말인 셈이다.
 대선후보들이 국민들의 사소한 바람보다 서로 헐뜯기에 바쁠 때, 오히려 예능프로그램이나 시민사회 곳곳에서 ‘국민정책제안’을 하며 대선후보들에게 국민의 바람을 들려주려고 노력한다. 이제 대선 후보들이 국민들의 사소한 바람에 귀를 기울이고 응답을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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