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영화는 감독의 의도를 담는데 실패한다. 영화에 의도한 바를 오롯이 담아내지 못한다면 관객을 향한 메시지 전달 또한 실패할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감독의 의도 전달이 실패하는 이유와 원인을 살펴보자.

▲ '커퓨' 포스터 출처 / curfewfilm.com

 

메시지가 흐릿한 영화

  기본적으로 영화 해석은 주관적인 영역이기에 같은 영화에 대한 해석도 다양할 수밖에 없으며 관객은 항상 감독의 의도대로 영화를 경험하게 되는 것도, 그래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대부’시리즈를 보고 마피아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볼 수도 있으며 로맨스 장르의 ‘그녀’를 보고 과학기술에 대한 경외감을 느낄 수도 있다. ‘위플래쉬’를 보고 천재는 괴롭혀야 계발되는 것이라고, 혹은 스스로의 한계를 이겨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들은 모두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의도가 분명히 담겨있는 영화들이다. 관객들은 영화가 제시한 기본적인 ‘틀’ 안에서 감상을 받고 자유로운 해석을 펼친다. 그러나 그 의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영화의 경우 감독의 머릿속을 알 방도가 없는 관객들은 감독의 의도와는 다른 감상을 받게 되기 마련이며 영화가 제시한 불분명한 기준을 가지고 2차적인 해석에 들어가게 된다.

▲'자유의 언덕'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표준형식을 따라도 변수는 발생

  일반적으로 상업 영화의 제작은 할리우드 표준 방식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오늘날 영화의 제작과 상영 등 영화 생산과 소비에 이르는 전반적인 과정은 표준 방식에 의존하며 표준 방식은 수많은 사례와 데이터를 통해 검증된 모델로 영화 제작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고 이윤을 안전하게 보장한다. 이 같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영화 제작 시스템은 이윤뿐만 아니라 영화의 평균적인 질 저하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됐다. 영화사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의도 담기에도 실패해 작품성도, 대중성도 잡지 못한 안타까운 영화들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감독 최소한의 연출권이 보장되지 못할 때 영화는 산으로 가기 쉽다. 주로 제작자의 간섭으로 감독은 연출과정 전반에서 의지와 상관없는 편집을 요구받게 되는데 이는 감독의 당초 의도를 희석시키는 대표적인 원인이다. 사실 영화 제작에 있어 제작자의 간섭은 피할 수 없고, 심지어 감독과 제작자 중 어느 쪽이 더 영화에 미치는 입김이 강한지 쉽게 답을 내기 어려울 정도다. 기본적으로 영화 제작은 감독의 기준을 따르나, 제작자는 막대한 자본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존재인 탓에 입맛대로 감독을 갈아버릴 수도, 프로젝트 자체를 무산시킬 수도 있다. 제작자와 감독의 갈등으로 모두에게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을 낸 사례도 많다.
  감독의 불확실한 비전 또한 영화 제작에서 굉장히 위험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연출자의 머릿속에서만 성립하는 이미지는 막상 촬영에 들어가 적용시키기에는 과도하고, 구체적이지 않을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영화 제작 전반 작업의 불안감을 증가시키고 흐름과 스토리를 무너뜨리기도 한다.
  하지만 재밌게도, 이런 감독들 중의 일부에게는 어느 정도의 구속이 필요할 수 있다. 그 주체가 제작자든, 무엇이든, 외부로부터의 구속이 없다면 제멋대로 폭주해버리는 감독들도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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