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情)이 있는 정(正)기자로

  벌써 세 번째 기사를 쓴다. 아직도 경험이 많지 않아서, 기사를 쓸 때마다 힘이 든다. 맞춤법은 그렇다 쳐도 기사체를 쓰기 위해 노력하는 일은 기자에게 익숙치 않다. 어떤 보도 아이템을 가져올까도 매일 걱정되고, 혹여 동기들의 발목을 붙잡진 않을까 노심초사다. 
  작년 12월, 충대신문에 입사했다. 기자가 되고 싶단 생각보단 스스로가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는가를 시험해 보고 싶었다. 입사 후 처음 보는 동기들을 보고 나름 겁을 먹었던 것 같다. 매서운 눈을 가진 동기가 있는가 하면 하는 말마다 맞는 말을 하는 동기도 있었다. 아는 것도 별로 없는 기자에게 그들은 처음에 위화감을 주는 대상들이었다.
처음 기사를 쓸 때 많은 실수를 했다. 기사체를 쓰지 못한 것도 물론이고 내용이 너무 많아 걸러내기 바빴다. 편집국장님이 많이 도와줬지만 스스로를 만족시키진 못했다. 일이 쌓여 퇴근도 제일 늦게 하고 취재할 때도 제대로 하지 못해 여러 동기의 힘을 빌렸다. 일을 제대로 처리 못해서 도움 받는 신세가 됐단 것이 부끄러웠다.
  3주에 한 번, 월요일 아침 교내에 신문을 배포한다. 신문사 구성원들이 직접 하는데 기자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여를 못 하고 있다. 차가운 한기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에 다른 동기들이 신문을 날랐다. 교내를 돌아다니며 신문을 배포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불평 한 마디 없이 기자 몫까지 해준 동기들에게 항상 고맙다.
  여러 감정을 느끼며, 비록 입사한지 오래 되지 않았지만 용기를 갖기로 했다. 기자에겐 조직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만나는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능력이 있다. 그 능력을 더 발휘하자고 생각했다. 서먹한 동기들에게 말도 걸고 동기들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제일 먼저 도와줬다. 스스로의 능력이 좋은 결과를 맺을지 모르겠지만 조금씩 분위기가 바뀌는 것 같다. 물론 옆에서 도와준 동기들의 도움이 더 컸다. 혼자만 신나서 이야기하고 받아주는 이가 없다면 혼잣말 밖에 더 됐을까. 이야기를 재밌게 받아주는 동기들이 고마웠다.
  아직 신문사와 함께 할 일이 많이 남았다. 기자가 과연 이 조직에 잘 적응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잘 해오고 있는 것 같다. 스스로가 이곳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은 만큼 새로 들어오는 신입 기자들에게도 신경을 쓸 것이다. 신문사 가족들이 부디 일 때문만이 아닌 힘들 일과 즐거운 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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