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을 가지고 다니는 이유

  어렸을 적에는 학교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친구들과 함께 군것질을 하는 것이 참 재미있었다. 그 때는 현금으로 계산하는 게 당연했지만 요즘에는 스마트 결제와 카드 활성화로 인해 현금을 자주 사용하지는 않게 됐다. 굳이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어딜가나 카드 하나만 있으면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나의 지갑 안에 항상 만 원 짜리 한 장을 들고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그 이유는 2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언제 어디서 요구르트 아주머니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요구르트 아주머니께서는 서서 타는 차를 타고 이 곳 저 곳에 나타난다.
  요구르트 아주머니는 kiri라는 과자를 판매한다. kiri는 스틱으로 된 과자와 치즈로 구성돼 있는 것인데 맛이 좋다. kiri 4개를 사면 총 5,500원이 된다. 요구르트 아주머니께는 카드결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현금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치즈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인지 kiri는 항상 양이 부족하다. 지갑에는 현금도 있고 정말 운이 좋아서 요구르트 아주머니를 만난다고 해도 살 수 없을 지 모른다. 한 번의 행운을 더 빌어야한다.
  두 번째는 쪽문에서 가끔 만날 수 있는 빨간색 차 때문이다. 그 곳에는 입천장까지 데어도 후회가 없을 만큼 맛있는 타코야끼가 있다. 힘든 하루 일과가 끝나고 궁동에 갈 때면 공대를 지나기 전부터 타코야끼를 파는 아저씨가 있기를 고대한다. 그러다 빨간색 차가 보이는 날에는 저 멀리서부터 목을 쭉 빼놓고 달려간다. 그렇게 달려가멵 아저씨가 환한 미소로 반겨 준다. 나는 3,000원 짜리인 8마리 전통 맛 타코야끼를 시키곤 한다. 그리고 아저씨가 모든 학생에게 주는 서비스 쫀드기도 좋다. 비록 모두에게 주는 서비스지만

“학생이 잘 생겨서 주는 거야~”

라는 아저씨의 말씀은 언제나 나를 기분 좋게 만든다.
  사실 나는 이 두 가지 간식을 매우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여자 친구가 이 간식들을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항상 이 두 가지 모두를 구매할 수 있길 기대한다.
  둘 다 살 수 있는 날이면 난 8,500원 짜리 로또에 당첨된 것이다. 그 날은 여자 친구에게 예쁨을 받을 수 있다. 명품도 아니고 비싼 선물도 아니지만 8,500원에도 행복해하는 여자 친구에게 항상 고맙다.
  그래서 나의 지갑 안에는 항상 만 원짜리 한 장이 들어있다.   조대한(중어중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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