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개선 효과 미미한 통합수거함

위생, 소음, 안전에 취약

  우리 학교의 기숙사 수용률은 22.4%로 전국 국․공립대의 평균 기숙사 수용률인 23.8%에 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새 학기를 맞은 대학가에는 하숙과 자취방을 구하려는 학우들의 움직임이 한창이다. 자취는 기숙사나 통학에 비해 여러 이점이 있지만 그 이면에는 위생, 소음, 안전을 비롯한 각종 문제가 존재한다.

 

자취방, 구할 때부터 경제적 압박

  학교와의 통학 거리, 건물의 신축여부, 층수 등에 따라 자취방의 월세는 천차만별이다. 때문에 학우들은 자취방을 알아볼 때부터 경제적인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다. A학우는 “현재 살고 있는 방 외에 5군데 정도를 둘러봤는데 햇빛이 잘 들어오고 위치가 좋을수록 방값이 비싸졌다”며 “돈이 없으면 사람답게 살기 힘들다는 것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실제 부동산 어플리케이션에 등록된 매물을 살펴본 결과 월세 30만 원 이하의 원룸은 학교에서 거리가 멀거나 옥탑방․반지하와 같은 열악한 곳이었다. B학우는 “꼼꼼하게 알아보지 않으면 비싼 월세나 높은 보증금을 지불해야한다”고 자취방 계약 시 겪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위생관리, 건물 내 '양호'  건물 밖 '글쎄'

  그렇다면 원룸 밀집 지역의 위생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을까. 자취를 하고 있는 학우들은 “주기적으로 방역을 하는 등 건물 내 위생 관리는 양호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건물 밖의 사정은 다르다. 궁동의 원룸 밀집 지역에는 넘쳐나는 쓰레기들이 들어있는 봉투가 길거리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에 유성구청은 지난 1월부터 궁동과 죽동의 원룸 밀집지역에 재활용품 통합수거함을 40여개 설치했다.
  유성구청 환경보호과 박윤선 재활용 담당 자는 “궁동이나 죽동의 다가구 주택 지역은 분리 주택 지역보다 분리배출, 생활 쓰레기 배출이 잘 되지 않는다”며 “봉투에 싸서 분리수거하는 기존의 방식이 미관상 좋지 않을뿐더러 무단 투기도 많이 발생해 통합수거함을 시범적으로 설치했다”고 도입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4월까지 시범적으로 운영한 이후 효과가 좋으면 점차적으로 확대 도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통합수거함의 크기가 작아 원룸 밀집 지역에는 여전히 쓰레기가 투기되는 등 통합수거함의 도입 효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피할 수 없는 문제, 소음

  유동인구가 많은 대학로의 특성상 소음 문제도 적잖게 심각하다. 욧골공원 인근 원룸에 거주하는 C학우는 “지금은 겨울이라 창문을 닫아놓고 지내 소음이 덜하다. 하지만 봄이나 여름에 욧골공원에서 버스킹, 플리마켓 등을 할 때는 소음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어 답답할 따름”이라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A학우는 “요즘 자취방 뒤에 새로운 건물을 짓고 있다. 공사가 시작하는 오전 6시부터 공사가 끝나는 저녁시간까지 소음과 먼지 때문에 창문을 열 수 없다”고 “건물 설계시 방음에 신경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원룸 공사는 소음과 관련된 의무신고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따라서 민원이 제기되지 않는 한 단속이 어려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변 원룸 거주자의 몫이 된다. 이렇게 우후죽순으로 신축되는 원룸 건물들은 건물 사이의 간격이 비좁아 또 다른 소음피해를 야기하고 있다.

 

언제쯤 안전해질까

  자취를 하는 학우들이 느끼는 치안 불안은 자취의 또 다른 문제점이다. D학우는 “저녁에는 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아 귀가 시 심리적으로 불안하다”며 “골목길에 가로등이나 CCTV가 더 많이 설치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6년 3월 기준, 궁동과 장대동에는 각각 12대, 18대라는 적지 않은 수의 방범용 CCTV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국민안전처가 제공하는 생활안전지도에 따르면 궁동의 로데오거리 일대는 폭력과 절도 발생 위험이 최고 수준에 이르는 등 CCTV의 방범 효과는 미미하다. 따라서 원룸 밀집 지역에 가로등이나 CCTV의 증설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이 외에도 화재 및 재난 발생 시 대피‧대처의 어려움이 문제로 지적됐다. A학우는 “자취방의 소화기나 비상탈출구 유무를 모른다. 자취방을 계약할 때 비상탈출구, 비상용품 등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알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취 시 나타나는 사소한 문제점들은 학우들이 자취 생활을 ‘생존기’로 느끼게 만든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 차원의 순찰 강화, 대학차원의 기숙사 증축 등 적극적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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