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학우(공과대학, 졸업유예)

Q. 취업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A. 4학년 2학기부터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했다. 몇 군데 지원서를 냈지만 서류 탈락으로 한 번도 면접을 볼 수 없었다. 굴곡 없이 대학진학, 군대 입대, 졸업, 취업을 하는 것이 안정된 삶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취업에 실패했다. 내 인생의 로드맵이 깨져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였기에 절망감이 정말 컸다.

Q. 취업준비를 하는 심정은?
A. 일요일과 월요일이 아무런 차이 없이 하루하루가 똑같다. 앞으로도 이런 날들이 계속 될 거라는 생각을 하니 막연하고 불안한 심정이다. 하지만 내가 잘될 거라는 믿음이 있다. 얼른 취업을 해서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고 빨리 정착하고 싶다.

Q.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먼저 정하고, 자신의 진로를 고려해 스펙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느 기업에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도 모른 채로 자격증과 공인 인증시험에 시간을 투자하는 건 비효율적이다. 아무래도 무작정 스펙을 쌓는 것 보다 진로를 확실히 하고 차근차근 준비해가는 것이 효율적이다.

 

#B학우(공과대학, 2016년 졸업)

Q. 취업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A. 면접을 보러 갔는데 석사와 학사가 면접을 따로 봤다. 인사 담당자가 전공 관련 질문을 하면서 “학사니까 모르시겠죠?”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원래 대학원 진학 계획이 없었는데 취직을 하기 위해 석사학위가 필요해졌다. 그래서 대학원에 진학했다.

Q.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재학하면서 봉사, 대외 활동, 학생회, 알바 등 많은 경험을 했다. 다양한 소재들을 통해 나를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에 다른 동기들 보다 수월하게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다. 덧붙이자면 스스로를 돌아보고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취업과 관련한 조언이 필요하다면 취업 준비생 선배의 말을 귀담아 들었으면 좋겠다. 토익, 스펙, 성적, 활동을 미리미리 준비하라는 선배의 말이 졸업할 때가 돼서야 이해가 됐다.

 

#C학우(경제, 2017년 졸업)

Q. 취업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A. 금융권 취직을 준비하고 있다. 첫 자기소개서는 대부분 탈락했다. 여러 번 수정 후에 은행에서 서류를 통과해 최종면접까지 갔다. 약 6개월간의 기간을 거쳐 진행된 면접에서 떨어졌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는데 떨어지니 차곡차곡 쌓아온 것들이 무너졌다는 생각에 허무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막막한 기분이 싫었다. 부모님께도 탈락 소식을 전하는 게 죄송하고 힘들었다. 장남이라 바로 취직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있다.

Q.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다양한 경험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전공 공부, 자격증 같은 스펙도 중요하지만 전형 절차를 겪어보니 경험이 중요하더라. ‘어딜 가서도 내세울 수 있는 경험’ 한 가지 정도는 있는 게 좋다. 동아리나 대외활동 등 조직 내에서 사회 경험을 미리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취업스터디도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비슷한 목표와 경험으로 모인 것이기 때문에 공감대도 형성되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D학우(예술대학, 2014년 졸업)

Q. 취업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A. 시립교향악단은 음대 학생들이 대부분 선망하는 곳이다. 시립교향악단에 들어가기 위해 몇 번 지원을 해봤으나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원래는 실력 향 상과 공부를 위해 유럽 유학을 계획했었다. 1년 동안 아르바이트와 레슨을 하면서 유학을 준비했으나 개 인적인 사정으로 유학을 가지 못했다. 현재 20대 후 반으로 적은 나이가 아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취업 과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방황하고 있다. 외국에 비 해 한국은 음악 분야의 일자리가 매우 한정적이기도 하고, 예술인이 자리 잡기 힘든 구조이다. 학생일 때 는 실력적인 부분에서 슬럼프가 오곤 했는데, 지금은 환경적인 부분이 받쳐주지 않는다. 주변의 도움 없이 혼자서 스스로 준비하려니 경제적인 부분이나 심리 적인 부분이 힘이 든다.
Q.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유학도 좋고 콩쿨 준비도 좋고 뭐든 부딪히는 대 로 해보라고 하고 싶다. 전공에 대한 계획들을 구체 적으로 세워서 최대한 빨리 실천해야하는 것 같다. 그래도 이왕 준비할 거면 즐기면서 했으면 좋겠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한국에서 미래 경제와 사회를 책임질 사람은 청년들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청년 실업자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달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8.6%였다. IMF 외환위기의 영향을 받았던 1999년과 같은 수치다. 청년 실업자는 1년 전보다 5만 4,000명이나 증가했다. 또한 공식 실업자에는 포함되지 않는 ‘사실상 실업자’를 포함하면 전체 실업자는 101만 2,000명으로 실제 체감 실업률은 2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대다수의 대학 졸업자나 졸업을 앞둔 재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노력한다. 학점 관리, 자격증 취득은 기본이며, 각종 어학 시험을 치르고 대외활동을 하는 등 학생들은 대학 4년 동안 ‘스펙’을 쌓는데 열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학생이 졸업 후 곧바로 원하는 곳에 취직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로 인해 전공과 업무 관련성이 없는 직종에 취직을 하거나,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공시생’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공을 살리지 못한 채 비정규직 내몰리는 대학생들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2016 비정규직 노동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이 2014년 이후 다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비정규직 비중은 32.8%로 2014년보다 0.4%포인트 늘었다. 비정규직 보호법 제정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강화 등 비정규직의 노동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임금수준과 근로조건에 차이가 존재한다. 그러나 청년들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따질 여유도 없이 취업에 몰두한다. 비정규직으로 채용된 취업준비생은 6개월에서 1년가량 일한 뒤 정규직으로 채용되지 못하고 다시 실업자가 되는 일이 반복되는 실정이다.

 

장기실업에 따른 우울과 심리적 압박감

 연애,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하는 ‘3포 세대’라는 단어가 대중화된 지는 이미 오래다. 7포 세대나 9포 세대라는 단어도 익숙하다. 이는 사회 전반적 상황을 단편적으로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청년들은 취업준비와 장기실업으로 인해 기본적인 욕구를 외면한 채 취업에 몰두한다. 취업 시장의 암울한 현실과 가족, 지인의 기대에서 오는 심리적 부담 또한 취업준비생의 고충 중 하나이다. 통계청에서 제공한 2015년 사망원인 자료에 따르면 청년 사망자의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다. 이 통계는 대한민국 청년의 암담한 현실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학자금 대출과 취업준비, 경제적 압박감 가중

  한국장학재단과 대학교육연구소에서 제공하는 자료에 의하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3조 7000억~ 10조 7000억 사이의 대출이 이뤄졌다. 많은 학생이 학자금 대출을 통해 등록금을 지불한 것이다. 학자금 대출을 받은 학생은 대학을 졸업함과 동시에 빚쟁이가 된다. 불확실한 미래와 빚, 생계유지 비용, 취업 준비 과정에서 개인 역량강화를 위한 사교육비도 모두 대학생이 짊어지는 경제적 부담이다.

 

국가차원의 실질적 정책 마련돼야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는 출범이후 청년실업 해결을 위해 4조원의 예산을 투자했으나 정부 대책을 통해 취업한 사람의 42.4%는 비정규직으로 나타났다. 국가와 학교에서는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과 논의가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청년 취업준비생들이 체감하는 정책과 지원은 미비하다. A학우는 “타 대학에 다니는 친구는 학교 차원에서 취업스터디를 공개 모집하고 다양한 지원을 해준다고 들었다. 우리 학교도 스터디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과 운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우리 학교 음대를 졸업한 B학우는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위해 자유롭게 연주와 공연을 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주면 좋겠다”며 “전공 특성 상 경험과 경력이 취업과 직결된다. 그러나 연습실 환경도 충분하지 못하고, 비용적인 부분들도 학교에서 지원받기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학우들이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꿈을 꾸며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 측의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학교 인재개발원 취업센터 관계자는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인재개발원 홈페이지나 취업센터를 방문하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취업과 관련해 문의 사항이 있다면 언제든 취업센터를 찾아 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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