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신용현 의원을 만나다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 (이하 신 의원)은 연세대학교에서 물리학 학사와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등에서 여러 보직을 역임했고, 연구원 재직 중 우리 학교 일반대학원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신 의원은 지난해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 재임 중 국민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됐고, 현재 제20대 국회의원으로 의정 활동 중이다. 정치권에서 과학기술인의 목소리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 신 의원의 생각을 들어봤다.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 (신용현 의원실 제공)

 Q. 과학기술계에 계속 몸담고 있다가 이번 20대 국회에서 비례대표 초선의원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계기로 정계에 입문했나.
 A.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일반 연구원으로 시작해 원장까지 32년간 과학자로 살았다. 연구원 그리고 과학자로 살면서 국가와 인류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공계 정부출연연구소에 정치권의 간섭이 심해지면서 연구 환경이 악화되고 연구자들의 사기가 떨어지는 일들을 계속 지켜봤다. 그 모습을 보며 과학기술 현장의 의견을 정치권에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지난 4.13 총선 당시 다른 당에서는 과학기술계를 대변해줄 만한 사람들이 기회를 잡지 못했는데, 마침 국민의당에서 비례대표를 제안했다. 그때만 해도 국민의당 지지율이 너무 낮아 주위에서 말렸다. 하지만 ‘교육혁명·과학기술혁명·창업혁명으로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국민의당의 슬로건에 공감했다. 또한 비례대표 당선권이 5번이나 6번 정도일 것이라고 예상되던 상황에서도 1번과 2번을 과학기술계에 배정한 것에서 국민의당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기에 후보직을 수락했다.
  결국은 정당투표에서 국민의당 을 지지해주신 국민 덕에 38석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과학기술계를 위한 소통통로 역할을 보다 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Q.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있다고 알고 있다. 현재 어떤 사안들이 논의 되고 있나.
 A. 과학기술분야에서는 과학기술인을 위한 안정적 연구환경 조성과 이공계 학생연구원의 처우 개선이 가장 큰 관심사다. 얼마 전 국방부가 이공계 학생 병역특례 폐지를 발표했을 때, 이를 반대한다는 당 공식의견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국회 상임위원회인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활동을 통해 학생연구원의 안전과 처우개선을 위한 방안 마련 및 법 개정을 추진 중에 있으며, 과학기술인들이 보다 자율적 연구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출연연구소의 연구목적기관 지정 관련 입법을 발의했다. 뿐만 아니라 기초연구비 예산 증액과 상향식 기초연구 확대를 위한 청원 문제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두 번째로 대전의 주요사업인 과학벨트사업 추진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게 처리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래창조과학부의 세종시 이전을 촉진하는 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세 번째로 국민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사가 ‘할부수수료’ 명목으로 국민으로부터 제대로 된 사전고지도 없이 수 조원 대 수수료를 받은 것을 밝혀내 제도를 개선 중에 있다. 이동통신 요금할인율을 20%에서 30%롤 확대하는 법안도 발의한 상태다.
  네 번째로 원자력 안전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있다. 경주 지진 때 국회의원 중 제일 먼저 월성 원자력발전소를 방문해 지진 대응에 여러 기술적 문제점이 있음을 찾아냈다. 사실 경주 지진 이전부터도 해저단층 조사 필요성, 신고리 5·6호기 설계 안전도 상향 필요성 등을 꾸준히 지적했다. 그런데 경주 지진으로 그 필요성이 입증된 셈이다. 최근에는 원자력연구원의 사용 후 핵연료 문제와 중저준위폐기물 조기 이송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 외에도 과학자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미세먼지 대책을 제일 먼저 발표했고, 무조건적인 구글지도 반출은 안 된다는 의견을 제일 먼저 주장해서 정부의 지도 반출 불허 결정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Q. 학·석·박사 모두 물리를 전공했다. 전공이 정치 활동에 도움이 됐나.
 A. 사실 공대에 가고 싶었다. 그런데 고등학교 담임선생님께서 ‘여자는 공대가면 취직도 안 되고, 시집도 못 간다’고 말리는 바람에 희망했던 공대 대신 물리학과로 진학하게 됐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물리를 전공한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우수한 물리학자는 아니지만 물리를 전공해서 어떤 현상이나 문제에 대해서 기본적인 것을 이해하고 문제를 정리해서 파악하는 능력이 생겼다.
  물리학자는 반복적인 실험과 연구, 새로운 방법을 통한 검증을 통해 밝혀진 사실만을 말한다. 이는 사회현상에도 적용가능하다. 사람들의 정서와 가치관을 자연과학에서 사용하는 똑같은 척도로 계산하고, 저울질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가능하면 객관적이고 상식적인 기준으로 갈등현상과 가치관의 충돌을 바라보게 되면 합리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활동을 포함해서 정부의 중요한 과학기술정책이나 규제정책을 결정하는 데까지 결국 물리학에서 배운 이론과 지식이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Q.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오래 있었고, 우리 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마쳤다, 어떤 주제로 연구했나
 A.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처음 입사했을 때는 질량과 압력에 대한 측정 표준 연구를 하는 질량연구실에서 일했다. 아시다시피 대기압보다 낮은 압력이 진공인데 주로 진공 발생 및 측정 기술 분야, 진공 환경 응용에 필요한 진공 플라즈마 측정 제어진단 기술을 연구했다.
  진공기술은 나노기술, 우주항공기술, 가속기 장치, 핵융합 장치, 표면 분석 기술 등 첨단 과학 연구 발전에 기반이 되는 기술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인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산업에서는 진공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진공측정 및 제어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실제 외국 전문가들의 평가에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진공기술센터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기반기술인 진공기술을 전문으로 했기 때문에 반도체 등 첨단 산업체 등과 협동 연구를 수행 할 수 있었고, 나노 기술, 우주기술, 핵융합기술 등 많은 분야의 연구 기획이나 국가 연구개발 계획 수립에 전문가로 참여할 기회가 많았던 것 같다.

 Q. 대학원 시절 기억에 남고 도움이 된 특별한 수업이 있나.
 A. 학부 때는 배우는 것이 어디에 쓰이는지도 모르면서 의무감으로 공부 했다. 솔직히 재미가 없었다. 그런데 연구소를 다니면서 시작한 박사과정 중에는 같은 전공서적을 보더라도 내가 하는 연구에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를 알고 있었기에 재미가 있었다.
  대학원에서 수업시간은 새로운 지식 에너지와 열정이 충전되는 시간이었다. 수업시간이 기다려지곤 했다. 물리학과 교수님께는 물론이고 같이 수업을 듣던 동료들에게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수업을 통해 지식을 얻은 것 못지않게 훌륭하신 교수님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맺을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이후로도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충남대학교와의 협력 연구를 하면서 더 심도 깊은 연구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Q.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A. 최근에는 이공계 졸업자의 취업률이 인문사회계열보다 높다. 이공계 기피현상이 예전보다 나아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공계 인력 육성이 국가 인력 수요와 맞지 않는 다는 점과 정책결정에 참여하는 기회가 적은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수 인력들이 의학 분야에만 몰리고, 취업난이라고 하지만 산업체가 정말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은 부족하다. 실제 통계자료를 보면 대기업 임원의 경우 이공계 출신 비중이 낮지 않지만 정부나 국회 같은 정책 결정 분야에서는 이공계 인력 비중이 아주 적은 것이 사실이다. 언론 분야에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이공계 출신들이 여론을 주도하거나 소위 힘 있는 자리에 가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소외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국정 운영을 할 때 이공계 전문 지식이 필요한 분야가 많다. 특히 고위 공직자의 이공계 출신 비율 관리 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기 위해선 국회에 더 많은 이공계 인력들이 진출해야 한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장기적으로 문·이과를 나눌 것이 아니라 창의성과 소통 능력의 기본 소양을 갖춘 융합형 인재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국가 발전을 위해서는 여성 인력들의 경제 활동 참여가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공감 능력과 소통 능력, 그리고 개인적인 욕구파악과 해결방법 제시에 강점이 있는 여성들이 활동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국회에서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학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A. 강연을 가면 하는 말이 있다. ‘너 자신을 알라’ 그리고 ‘너를 알려라’는 말이다.
  ‘너 자신을 알라’는 것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한 가지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꿈을 크게 가지라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한 가지는 지금의 자기 실력과 주위 환경 변화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라는 당부다. 지금부터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천차만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너를 알려라’는 말도 꼭 하고 싶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난 많은 사람이 본인의 실력이나 노력을 알아주지 않는 것에 대해 불평을 하곤 한다. 실력은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이 아니라 남들이 인정하는 만큼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남들이 그것을 모르면 실력이 아니다. 본인의 능력을 알아주길 기다릴 것이 아니라 열심히 알려야 한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명언이 있다. 사람을 아는 것은 더 큰 힘이 된다. 지금 여러분 곁에 있는 친구와 동료들은 여러분에게 큰 힘이 될 사람들이다. 서로를 소중하게 생각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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