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밍아웃 - 자치행정학과 김종혁 학우

  커밍아웃을 한 연예인이 TV에 나와 방송을 하고, 성소수자가 서울대 학생회장에 당선되는 등 한국 사회는 점점 변해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성소수자들이 벽장 안에 갇혀 사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카이스트에 재학 중인 한성진 군은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밝히고 선거운동을 했으며, 현재 카이스트 부학생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지금 카이스트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Q. 성소수자임을 밝히고 선거운동을 한 이유가 있나요.
  A. 원래는 할 생각이 없었어요. 저는 성소수자를 밝히지 않았더라도 당선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죠. 성소수자라는 타이틀이 주목되지 않을만한 사회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회적 소수자임을 밝히고 학내에 있는 소수자들의 인권이 존중되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어요. 커밍아웃을 하고 출마하는게 두렵기도 했어요. 취업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서울대 학생회장이었던 김보미씨를 만나 직접 상담을 받기도 했어요. 덕분에 용기를 얻었죠.

  Q. 커밍아웃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원래 학교 성소수자 동아리에서 활동했어요. 한번은 학교 내 기독교 동아리에서 동성애에 대한 혐오적인 내용을 담은 강의를 공개적으로 열려고 한 적이 있어요. 그 때 학교 내에 성소수자의 인권이 존중받지 못한다는 것을 크게 느꼈어요. 성소수자가 같은 학교 안에 존재하고 있는데 그럴 것이라고 잘 생각하지 못하는거죠. 그 사건이 계기가 된 것 같아요.

  Q. 주변 친구나 선거 운동을 함께 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A. 학생회장도 원래는 제가 동성애자인지 모르고 있었어요. 그런데 중간에 말했을 때 크게 놀라지는 않더라구요. 주변 사람들도 대부분 크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오히려 응원해줬어요.

  Q. 커밍아웃을 하고나서 위협이나 비난을 받은 적이 있나요.
  A. 직접적인 비난이나 공격을 받은 적은 없어요. 커뮤니티에 저를 비난하는 글은 종종 올라와요. 주변에 저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Q. 현재 부학생회장으로써 무슨 일을 하고 계신가요.
  A. 저는 학내 소수자들의 인권 증진을 위해 힘쓰고 있어요. 학내에 다양한 사회적 약자들이 있어요.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 학생들이 강의를 듣고 다니기 상당히 힘들어요. 현재 기숙사, 강의실 등에 휠체어를 타고 이동할 수 있는 이동로를 만들었어요. 그 외에도 학내 인권 가이드를 만들어 서로의 인권을 존중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어요.

  Q. 부모님께는 커밍아웃을 했나요.
  A. 선거운동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커밍아웃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어차피 기사에 나올테고 부모님이 아실 수 밖에 없으니까요. 장문의 편지를 썼었는데 아무래도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 탓에 쉽게 받아들이시진 못해요. 아버님이 특히 엄하시고 보수적이셔서 부모님의 반응을 어느정도 예상은 했어요. 커밍아웃 후에 집을 내려간 적이 없어요. 지금은 그냥 아무런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아요. 자연스럽게 해결될 거라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더 이상 성소수자가 특별한 존재가 아닌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스스로 드러내지 않을 뿐이지 사회에는 많은 성소수자가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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