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겨울 내내 추웠던 날씨가 풀리고 봄기운이 느껴진다. 마냥 따뜻한 것은 아니지만 부드러운 햇살이 언 땅을 조금씩 녹이고 있다. 풋풋한 새내기들이 새로 산 옷과 가방을 메고 학교를 오간다.
  겨울방학이 끝났다. 방학이 시작될 땐 알바도 하고 영어 공부도 하고 취미생활도 하리라 다짐했다. 이루어낸 것도 있지만 아쉬움이 더 크게 남는다. 세운 목표에 비해 방학은 항상 너무 짧게만 느껴진다.
  신학기가 되면 여러 가지 기대와 다짐들로 마음이 들뜬다. 갓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들의 환영회에서부터 새 학기를 맞아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함께하는 저녁식사까지, 방학동안 조용했던 캠퍼스가 활기를 띈다. 날씨가 좀 더 좋아지면 사람들이 야외로 많이 나가 어느 때보다 따뜻한 가족이나 연인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컬러 트렌드를 선도하는 ‘팬톤’이 올해의 컬러로 푸릇푸릇한 그리너리를 택했다고 한다. 녹색이 건축과 라이프스타일, 디자인 분야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여러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 주목했다. 녹색 나뭇잎을 뜻하는 그리너리는 빛을 받아 노란빛을 띄는 청량감 있는 녹색 컬러다. 일상의 녹지를 통해 개인적인 열정과 긍정,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 봄을 닮은 색이기 때문이다.
 봄은 누구에게나 그렇듯 기자에게도 시작을 의미한다. 어느새 캠퍼스에서 3번째 봄을 맞는다. 이제는 취업 문제와 진로에 대한 고민들로 마음이 조급해진다. 해야 할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다.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고, 더 이상 아이가 아닌 어른이 되어야 한다. 10대 때는 20대가 모두 어른인 줄 알았다.
  어렸을 때 어른의 이미지를 마음에 품은 채로 자랐다. 기자가 생각한 어른의 모습은 자기 일에 책임을 지고 겸손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3학년이 된 지금도 기자는 꿈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고 휘청거린다. 20대가 되어보니 너무 어리고 해야 할 것이 많은 나이다.
  언제 어른이 되었다고 느낄 수 있을까. 독립했을 때, 취업했을 때, 술 마실 때, 부모님 용돈 드릴 때일까. 이 시간들이 정말 어른이 되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불안하지만 기자만 그런 게 아니란 걸 알기에 푸릇푸릇한 그리너리처럼 긍정적으로 소소한 오늘을 즐기며 봄을 맞이하려 한다. 올해는 봄처럼 따뜻한 일들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2017년의 봄과 앞으로 기자에게 찾아올 봄은 어떤 모습일까? 이제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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