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었다. 솔직히 내가 처음 동성애자라는걸 알았을 때 내 심정이었다.
  믿기질 않았다. 계속 나는 스스로 부인했지만, 나의 마음은 더욱이 확고해져 갔다. 그렇다. 나는 남자며 남자를 좋아한다.
  내가 게이라는 건 중학교 2학년 때 알게 되었다. 한순간에 깨달음을 얻기보다는 긴 시간 동안의 생각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었다. 그 과정에서 나의 자존감은 떨어지며 나는 지쳤었고 내가 왜 이런 걸 가지고 고민을 하고 있나 자괴감도 들었었다. 그때만 해도 나는 동성애자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 즉, 편견에 휩싸여 있었다. '나는 정신적으로 이상한 건가?','나는 변태인 건가?' 등등. 그러나 여러 해 동안 살아보니 아니었다. 편견이 잘못된 것이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게임을 좋아하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단지 다른 건 어떤 대상을 좋아하는지 그 차이였다. '나만 그런가?'라고 생각했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내가 알고 있는 동성애자분들을 보더라도 어디서나 볼듯한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그렇게 나의 편견은 깨졌고 내 마음 한구석의 나에 대한 혐오는 눈이 되어 녹아갔다.
  비록 옛날보다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과 사회는 우리를 '특별한 사람들'이라 생각하며 거리를 두려고 한다. 그런 세상에 우리가 바라는 건 단 한 가지다. 우리는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다. 색안경 없이 보는 그런 평범한 사람. (이 말을 이성애자가 되고 싶다는 말로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그렇기에 우리는 예정되지 않은 미래를 기다리고 있다.
  죽고 싶었다. 나는 게이였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
  내 마음속 눈이 녹은 자리에 새싹이 싹을 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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