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은 곧 시작이다

  분명 겨울의 끝자락에 서 있는 요즈음인데도 날씨는 매섭고 동장군이 다시 엄습해 오는 느낌이다. 시국 또한 대통령의 탄핵 여부로 나라 전체가 혼란스럽다. 그러나 시간은 어김없이 자연의 섭리대로 겨울을 지나 봄의 길목으로 가고 있다. 이럴 즈음이면 겨울방학이 끝나가면서 각 대학에서는 졸업식과 입학식 준비로 바빠진다. 우리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방학을 정리해 보고,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몇 마디 당부의 말을 하고자 한다.
  지난 겨울방학 동안 우리 캠퍼스는 조금도 쉴 사이 없이 모두들 바빴다. 교수들은 각기 연구실에서 주야를 가리지 않고 연구에 몰두하였으며, 많은 학생들은 이른 새벽부터 저마다의 공부를 하기 위하여 도서관을 찾았고, 전자계산소에서는 컴퓨터 교육을, 어학연구소에서는 다양한 외국어 훈련과 어학연수를,  또 다른 연구소와 학회에서는 동계 학술대회와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그리고 교직원들도 학기 중과 마찬가지로 주어진 업무에 진력하는 등 학내 구성원 모두는 바쁜 방학을 보냈던 것이다. 대학은 이와 같이 쉼 없이 바쁜 겨울방학을 보내고 이제 바야흐로 우수의 절기와 개학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곧 2016학년도 전기 졸업식도 있게 된다. 이 졸업에 즈음하여  학생들에게 몇 마디 당부의 말을 하고자 한다.
  우선 ‘졸업(卒業)’이란 의미를 살펴보면, 서양에서 졸업이란 콤멘스먼트(Commencement) 라 하여 졸업과 함께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미래지향적 인생을 새롭게 설계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그 동안 갈고 닦은 학문과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적 사고와 생활경험을 새롭게 창조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면 졸업에 임하는 학생들에게 새 역사 발전의 선봉으로서, 국가와 국민이 기대하는 훌륭한 사회인이 되기위해 다음과 같이 당부하고 싶다.
  첫째, 21세기 초엽인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화, 정보화, 교육개혁 등을 활발히 추진하여 왔지만, 아직 많은 것이 미완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특히 경제 분야 같은 경우에는, 미처 시대에 맞는 개혁을 이루지 못하여 미취업 청년들이 10%에 가까워지는 국가적 위기상황을 초래하고 있고, 또한 세계적으로도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가 불확실성의 시대로 세계인이 모두 긴장하고 있는 요즈음의 국제정세이다. 이와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아 우리 졸업생 모두는 자신의 불확실성과 국가적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중차대한 소명을 갖고 있다. 이 위기의 시대를 직시하면서 구난과 구국의 자세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여 주기를 당부하는 것이다.
  둘째, 졸업생에 부여된 또 다른 역사적 책무는 분단의 아픔을 넘어 통일의 위업을 이루어야 하며, 세대간, 지역간, 계층간 갈등, 그리고 국가간, 인종간의 분열을 극복하고 평화와 안녕이 충만한 세계를 만들어야 할 책무가 또한 있는 것이다.
  셋째, 졸업생들이 대학에서 이룬 고매한 예지와 준엄한 열정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정신을 드높이며, 삶의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이 자신으로부터 시작되어 주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사회에 진출하더라도 모교를 위한 끊임없는 애정과 헌신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달라는 당부도 덧붙인다. 이와 같은 졸업생들의 끊임없는 애정과 지원이 모교가 초일류 대학으로 우뚝 설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졸업생 모두는 앞장 서 주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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