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 인원의 60% 분량만 준비, 식당 "실제 취식률 고려한 것" vs 학우 "식비 사용처 공개해야 해"

  우리 학교 학생생활관 식당이 식수 인원에 비해 적은 식사를 준비해 학우들의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 학생생활관에서 2년 째 생활 중인 A 학우는 “조식에 빵이 떨어지는 경우가 자주 있다. 석식도 조금만 늦어지면 원하는 코스 음식이 떨어지거나 일찍 배식이 닫힌다. 아마 사생 중 두 끼를 제대로 챙겨먹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학생생활관 식당은 평일 조식·석식을 의무식으로 운영하고 있음에도 식자재는 식수 인원의 60%만 구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사생 10명 중 4명은 식비를 내고도 식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학생생활관 식당은 ‘신세계푸드’ 사가 운영을 맡고 있다. 해당 문제에 대해 신세계푸드 김은주 점장은 “식비나 식자재 구매 비율은 식수 인원 중 실제 취식률을 기반으로 산정한다. 때문에 취식률을 60%로 계산하고 그 비율에 맞게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은주 점장은 “수요가 느는 석식은 60%보다 더 식자재를 구매한다. 이런 방식이 아니면 남은 음식을 모두 폐기처분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세계푸드는 학생들의 식비 사용 내역 중 식자재 구매를 제외한 항목에 대한 자료 요청에 대해 민간기업의 대외비라는 이유로 공개를 거절했다. 때문에 학생들의 식비가 어떤 항목에 구체적으로 사용되는지 확인할 방법이 전무하다. 이에 대해 A 학우는 “문제가 제기된 지 꽤 됐는데 왜 아직도 취식률을 학생들의 수용에 맞게 유동적으로 계산하지 못하는 지 답답하다. 또 학생들의 식비가 어디에 쓰이는 지도 확실히 공개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식사 메뉴가 A코스와 B코스로 나눠져 학생들이 한 코스로 몰리는 현상 또한 학생들의 불편을 가중시킨다. 학생들의 기호를 분석해 메뉴에 이를 반영시킬 필요가 있다. 1년 동안 학생생활관에서 생활한 B 학우는 “식사 시간에 식당에 가보면 눈에 띄게 한쪽 코스에 줄이 몰려있는 걸 알 수 있다. 식당 측도 이를 충분히 파악할 텐데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김은주 점장은 “기본적으로 한식을 더 준비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불만이 있어 B코스의 양식을 A코스에서도 운영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또 한식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나왔다”며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한 여러 시도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신세계푸드가 학생들의 요구를 식당 운영에 반영시킬 수 있도록 학교가 적극적인 감독·제재에 나설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학생생활관 측은 계약 상 한계점을 토로했다. 학생생활관 강남규 팀장은 “신세계푸드와의 기숙사 식당 운영 계약은 학교와 민간 기업 간 동등한 계약이기 때문에 학교 측이 강하게 제재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사측과 협의를 해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학교는 2013년 12차례에 걸친 협상 끝에 주 16식 의무식 중 주말은 선택제로 전환하는 사안을 관철시킨 바 있다.
  하지만 식당과 관련한 문제점들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강남규 팀장은 “식당에 대해 사생들이 갖는 불만을 사측에 꾸준히 요구하고 있고 메뉴 다양성, 식사의 질, 청결 등을 매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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