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총궐기

  지난12일,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민중총궐기가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렸다. 이번 시위에는 약 100만 명의 국민(주최 측 추산)이 몰렸다. 민주주의에서 국민이 의견을 표출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인 시위,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시위였던 지난 민중총궐기에 대해 기자들이 대담을 나눴다.
 
김봉준 수습기자 (이하 김 기자) : 이번 민중총궐기에서는 세월호 진상규명이나 故 백남기 농민 사인 논란 등 여러 문제들이 함께 제기됐어. 이에 대해 너무 많은 의견이 난립한다는 우려가 있기도 했지. 하지만 이런 내용들 모두 민중총궐기에 모인 국민들이 정부에 요구한 메시지들이야. 이번 시위의 목적이 ‘최순실 게이트’ 그 자체만을 가지고 성토하는 건 아니라는 거지.
 
성진우 기자 (이하 성 기자) : 유력 외신들도 이번 시위가 비단 ‘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촉발된 건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어. 세월호를 비롯해서 현 정부에 있었던 여러 논란거리들이 한 번에 분출된 것이라고 판단하더라고.
 
김 기자 : 그런데 일부 단체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대중을 이용했다는 지적도 있어. 특히 이번 민중총궐기에서 ‘이석기 석방’을 주장한 단체도 있었잖아. 난 이석기 석방을 주장하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된다고 보거든. 물론 인원이 너무 많다보니 주최 측도 관리에 한계가 있었겠지만 아쉬운 마음이 많이 남아.
 
성 기자 : 나도 이석기 석방과 같이 국민적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주제가 민중총궐기 요구 사안에 포함된 건 아쉬워.
  하지만 이번 민중총궐기에 나온 주장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는 힘든 것 같아. 다만 이번 시위 현장에서 무리한 주장들이 국민들에게 큰 주목을 받지 못한 걸 보면 자정 능력은 있었던 것 같아.
 
김 기자 : 이번 시위에서 보여준 국민의식은 단연 돋보였어. 어렸을 때부터 시위는 다 부수고 충돌하는 과격한 행위인 줄 알았어.
  하지만 이번 민중총궐기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평화를 잘 지키면서 진행됐잖아. 이런 평화시위가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민주주의는 한층 발전할거야.
 
성 기자 : 맞아. 나도 동의해. 이번 민중총궐기는 역대 최대 규모의 사람들이 모였는데도 큰 사고가 없었고, 문화제의 형태를 빌려 이전과는 확실히 달랐지. 국민들은 노래와 발언이 섞인 이번 시위를 통해 현 정부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평화적으로 표현했어, 나도 주권을 가지고 있는 국민으로서 대단하다고 생각해.

 김 기자 : 어느 고위 공무원이 술자리에서 ‘민중은 개·돼지’라고 발언해 논란이 된 적 있어. 우리 국민들이 이번 시위에서 이에 대한 반박을 몸소 보여준 셈이지.
 
성 기자 : 정부와 국회는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행동이든 취해야 해. 하지만 국민들은 위헌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위헌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
  여소야대의 국회 상황에서 이번 민중총궐기는 야당을 포함한 정치권 전체에 던지는 꾸중이야. 민중총궐기는 야당이 아닌 국민의 것이지.
  대통령 하야를 비롯해 이번 정국을 풀기 위한 해법을 논의하는 데 야당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해줬으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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