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끝을 모르는 이야기

(류상범)

 

텔레비전이 보여준 세상은
식상하게 이별하는
삼류 드라마의 연인보다
조금 더 슬펐다

세상의 슬픔은 딱 그만큼의
고통을 낳았고
시의 소재가 되었다
파렴치하게!

소재로 소모된 감정은
문장만을 간직하고 있었고
눈물을 그려 넣은 나는
책상 뒤에 숨어 나오지 않았다

뒤로 기어가는 시에게 빌었다,
감정이 메마르기를, 나를 막아주는
문장은 더욱 굳건해지기를.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