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아버지 최태민 소개로 시작된 인연…결국 국정농단까지

  1975년 육영수 여사가 피격된 후 슬픔에 빠져있던 영애 박근혜에게 사이비 종교인 영생교 교주 최태민 씨가 접근한다. 그는 박근혜에게 직접 위로의 편지를 보냈다. 그 이후 최 씨는 대학구국선교단(구국여성봉사단)에 총재로 취임하며 박근혜를 명예총재로 추대하는 등 두 사람의 관계는 점차 깊어졌다. 당시 최 씨는 이러한 박근혜 와의 관계를 이용해 각종 국가 이권에 개입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중앙정보부로부터 박근혜가 사이비 종교를 가까이 한다는 보고를 받고 1977년 9월 최 씨를 직접 심문한다. 당시 박 대통령의 공보비서관인 선우련 씨는 자신의 비망록에 “박 대통령은 오늘 나에게 큰 영애인 근혜 양과 관련해 물의를 일으켰던 최태민 구국봉사단 총재를 거세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중략) 나는 곧 근혜양에게 가서 이 사실을 알렸다. 근혜 양은 얼굴이 하얘지더니 낙담한 표정으로 눈물을 지었다”고 언급했다. 박근혜가 최태민 목사를 얼마나 의지했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그리고 최 씨는 ‘육영수 여사 혼령과의 영접능력과 예지력을 물려받았다’며 자신의 딸 최순실 씨를 소개시켜준다.
  이처럼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인연은 처음부터 지극히 비정상적이었다. 박 대통령이 점차 최태민·최순실 부녀와 영생교에 빠져들자 자연히 멀어진 것은 동생 박근령 씨·박지만 씨와의 남매사이였다. 박근령·박지만 씨는 처음부터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다고 한다. 심지어 1990년 8월, 박근령·박지만 씨는 노태우 대통령에게 “순수한 저희 언니에게 교묘히 접근해 언니를 격리시키고 고립시킨다.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자신의 축재 행위가 폭로될까봐 계속해 저희 언니를 자신의 방패막이로 삼아 왔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결국 박 대통령과 박근령·박지만 간 남매사이는 이때부터 사이가 멀어지게 됐다.
  ‘신령’으로 이어진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인연이지만 결국 최순실 씨와의 관계를 이어나간 것은 박 대통령 본인이다. 결국 시작부터 비정상적인 둘의 인연은 사인에 의한 국정농단 사태인 ‘최순실 게이트’로 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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