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지역과 소통하는 커뮤니티 서점 'You Are What You Read'를 만나다.

  바야흐로 소통의 시대다. 서점 역시 상점을 넘어 소통의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유성구 어은동에서 커뮤니티 북스토어를 운영하는 'You Are What You Read' (이하 유어왓츄리드) 김송희 (문헌정보·4) 대표를 만나봤다.

'You Are What You Read' 김송희(문헌정보.4) 대표             사진/ 이정훈 수습기자

Q1. 유어왓츄리드라는 서점 이름이 특이하다. 어떤 의미로 이름 붙였나?

  기획을 혼자한 건 아니라 서점이름을 붙이기 위해 사람들과 많은 회의를 했다. 처음엔 서점이라는 것을 직관 적으로 알리기 위해 북이 들어간 이름을 생각했다. 그러다 어떤 분이 유어왓츄리드라는 이름을 말씀하셨다. 두세 번 생각을 해봐야 뜻을 알기 때문에 솔직히 직관적이진 않았다. 그래서 서점의 가치와 맞는 상호명이긴 해도 이게 괜찮을까라고 생각했다.
  ‘You Are What You Read’, 네가 읽는 책이 곧 너를 표현해준다는 의미다. 밥을 한 끼 먹을 때도 ‘어제는 뭘 먹었으니까 오늘은 이걸 먹어야지, 이 음식은 어디서 먹을수 있지?’와 같은 고민을 많이 한다. 그런데 우리가 책을 고를 때는 그렇게까지 고민 하지 않는 것 같았다. ‘무슨 책을 읽지’라는 생각을 할 때 보통 교보문고같은 서점의 베스트셀러를 산다. 그런 것보다는 음식처럼 고민을 해서 자신에게 맞는 책을 골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름 붙이게 됐다.

Q2. 유어왓츄리드는 어떤 서점인가?

  유어왓츄리드는 커뮤니티 북스토어다. 서점하면 보통 책을 사고파는 공간으로만 생각한다.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공간을 넘어서 이야기가 있는, 소통이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책만 살 수도 있겠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어떤 책을 읽는지 또 좋아하는지 이야기할 수 있고 그 사람들간의 관계가 맺어지고, 책을 매개로 소통하면서 인간적인 교류가 일어나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Q3. 공유서가, 북큐레이팅 등 참신한 콘셉트가 많은데 어떻게 준비하게 됐나? 그리고 간단히 소개할 수 있나?

  많은 해외 사례 조사를 했고 학과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공유서가라는 개념이 익숙하진 않다. 공유서가는 한마디로 말하면 도서관이다. 서점으로만 운영을 하면 일회성으로만 사람이 오간다. 사람들이 책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곳은 도서관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도서관으로 등록하면 서점과도 상부상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작은 도서관으로도 등록했다. 마침 여기 구조도 경계가 져있어서 한쪽을 서점으로, 다른 한쪽을 작은 도서관으로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공유서가는 사람들한테 책도 받고, 읽고, 모임도 하고 이야기도 하는 공간으로 준비했다.
  북큐레이팅은 ‘북 소믈리에’라고도 한다. 영국과 일본 등 해외에선 이런 사례가 많다. 우리나라 역시 있었지만 독서인식과 맞지 않아 좋은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 일본이나 영국같은 경우는 독서율도 높고 시민의식이 다르다 보니까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별로 그렇진 않은 것 같다.
  큐레이팅을 할 때는 관련 지식도 있어야 되고 사람보는 눈도 있어야 한다. 그래서 큐레이팅을 할 때 이런 사람이 있는데 어떤 책을 추천하면 좋을지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기도 한다. 지금은 지인들을 통해 비공식적으로만 하고 있다.
단순히 책 권유가 아니라,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소개해주시면 그것에 맞춰 두 달에 한 번씩 책을 골라서 보내드린다. 준비하는 홈페이지가 만들어지면 그때부터 공식적으로 신청 받을 생각이다.

Q4. 큐레이팅 과정을 간단히 설명한다면?

  먼저 관심 있는 분야를 선택하게 한다. 전 분야는 아니고 할 수 있는 분야만 한다. 안타깝게도 과학 분야는 잘 모르겠다. 소설, 에세이, 시, 철학, 입문서, 교양서와 같은 식으로 인문학, 철학 등에서 세분화를 시켰다. 선택한 다음 다섯 권정도 그 사람이 어떤 책을 읽었는지 쓰게 한다. 더 세분화하고 싶긴 한데 아직까지는 시행착오를 더 거쳐야된다.
  만족할 책을 드려야 되기에 고민을 많이 한다. 그런데 취향에 맞는 책만 골라드리진 않는다. 독서 편식을 하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골고루 읽을 수 있도록 도와드리기 때문이다. 먼저 선택한 분야에서 보내드리고 좀 더 다양하게 보내드리려고 한다.

Q5. 문헌정보학과 출신으로 알고 있다. 전공경험이 어떤 도움이 되나?

  문헌정보학과라고 해서 도서관에 대해서만 배우는 건 아니다. 다양한 걸 배우기 때문에 어떤 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말하긴 어렵다. 이때까지 듣고 배운 것에서부터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다. 책에 대한 구조적인 전문성은 도움이 된다.
  제일 좋은 건 도서관 이용자 서비스에 대한 공부다. 독서프로그램 등으로 이용자를 좀 더 어떻게 만족시킬 수 있을까 같은 면에서 도움이 된다.
  기억에 남는 수업은 이용자 서비스 연구론이다. 발표 수업이었는데 도서관과 지역 서점의 공생관계를 주제로 골랐다. 지역 서점을 살리기 위한 도서관의 노력을 알 수 있었고 발표를 듣는 다른 분들도 지역서점에 대해 알게 돼 좋았던 기억이다.

Q6. 창업을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나?

  한 번도 창업을 생각해보진 않았었다. 학교를 졸업해서 좋은 상사를 만나고 또 상사가 내려주는 지시를 받으며 일하는 게 꿈이었다. 직접 지시를 내리고 또 그 책임을 맡는 게 자신이 없어서, 남들이 원하는 CEO같은 거대한 꿈을 가져본 적도 없었다. 창업은 제가 모든 걸 다 책임져야 되기 때문에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근데 서점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많이 했다. 50~60대 쯤 돈을 모아 사회적 경험이 생기면, 그 나이에 맞는 조그마한 서점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다. 이 일을 하기 전 청년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지원 사업으로 신청하지 않겠냐고 했다. 고민을 하다 이 기회가 아니면 못할 것 같다고 느꼈다. 다들 한번 씩은 그렇듯, 안하고 후회하느니 하고 후회하자, 해서 망해도 남는 게 더 많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하게 됐다.

Q7. 생각했던 만큼의 수익은 내고 있나?

  수익을 더 내야 되는 상황이긴 하다. 그런데 몸 건사하고 여기 유지할 정도의 수익은 내고 있어서 아직 괜찮은 것 같다. 더 벌어야 된다. 그래야 졸업을 하고도 계속 할 수 있다. 이걸 하니까 이제는 좋은 상사를 만나 좋은 지시를 받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일을 하면서 즐거운 사람이 누가 있을까를 생각하면 이 일을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한다. 주변에서 공무원을 해도 힘들어하고, 회사를 다녀도 힘들어하고, 일때문에 사람 때문에 다들 힘들어한다.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고, 또 대표라서 일하고 싶은 사람하고만 일 할 수 있어서 이 일이 너무 좋다.

Q8. 책에 대한 잡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소개해줄 수 있나?

  1주년 파티 때 소개할 예정이다. 잡지는 책 좋아하고 철학 좋아하는 과 애들끼리 만들었다. 세 명이서 글 다 쓰고 기고도 받고 편집디자인도 배웠다. 단 표지디자인은 외부에 맡겼다. 표지디자인은 어쩔 수 없는 게 표지가 안 예쁘면 사람들이 관심조차 안 가지는 것 같다.
  책 혼자 좋아하는 것과 같이 좋아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다르다. 책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책에 대해 이야기한 내용을 실었다. 각자가 좋아하는 책을 선정해서 그 책을 읽고 그것에 대해 썼다. 단순히 독서리뷰가 아니라 경험들을 담고 있는 독서에세이다.

Q9. 창업을 생각하는 학우가 많다. 창업과 관련해 학우에게 한마디 해 달라.

  아이템에 확신이 있거나 그 일을 하고 싶지 않다면 창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돈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돈을 많이 벌지 못해도 좋아하는 일이라면 버틸 수 있다. 돈도 못 벌고 좋아하는 일도 아니면 할 이유가 없다. 단순히 사업을 하고 싶어서는 말이 안 된다. 사업을 하고 싶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본인에게 스트레스고, 자원낭비고, 부모님에게 걱정만 끼친다. 확신이 있으면 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한다면 주위의 소리를 걸러들을 필요가 있다. 주위 소리를 많이 들으면 계속 말리니까 하기 싫어진다. 공부도 필요하다. 회계 쪽 공부가 하기 싫어 안했더니 많이 고생했다.

Q10. 유어왓츄리드를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이 있나?

  이걸로 생계를 이어가는 것이 꿈이다. 돈 많이 벌어서 빚 갚고 저축해서 결혼하는 것, 그것을 뛰어넘는다면 대전에 유어왓츄리드를 하나 더 내고 싶을 것 같다.
  아니면 좀 더 넓은 곳으로 옮겨서 잡지도 더 많이 내고 싶다. 책방을 하면서 출판도 하는 곳이 많다. 주위의 책 내고 싶은 사람들 책도 내고 싶다. 쉬운 일이 아니지만. 알라딘처럼 굿즈도 만들고 싶고 하고 싶은건 많다. 강연도 많이 개최하고 만나 뵙고 싶은 분들 불러서 같이 야야기도 듣고, 글쓰기 모임도 하고 그러면서, 십자수 같은 잃어버린 취미생활도 되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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