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입학금, 사용 내역 알 수 없어

  대학 입학 시 신입생들은 반드시 학교에 입학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대학 입학금은 산정근거와 사용처가 모호해 대학생뿐만 아니라 시민단체에서도 오래 전부터 문제제기에 나섰지만 입학금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대학마다 다른 입학금.
모호한 기준 논란


  입학금 금액은 대학별로 천차만별이다. 현재 우리 학교의 입학금은 18만 1천 원이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자료에 따르면 국공립대 중에서는 인천대가 39만원으로 가장 높은 금액이며, 한국교원대는 입학금 자체가 없다. 전국 국공립대 평균 입학금은 16만원으로 우리 학교는 평균보다 높은 금액이다.
  교육부 대학장학과 김준영 관계자는 “입학금은 학생이 의무적으로 참여하는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학생과 함께 결정하는 것이라서 학교에서 정하기 나름”이라며 대학별로 산정요소가 달라 각 대학별 입학금 산정근거를 밝히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김주호 청년참여연대 사무국장은 “교육부는 그동안 대학과 학생 사이에서 상대적 약자인 학생들의 편을 들기보다 대학의 입장만을 대변하며 100만 원이 넘는 입학금이 걷히도록 수수방관해온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김 관계자는 “입학금은 매년 정부와 국회의 심의를 거치는 등 고등교육법, 정부예산정책으로 통제 및 관리되고 있으므로 불명확한 법령규정,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 사실상 강요하는 불공정행위라는 시각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 관계자는 “다만 고등교육법 등 관계법령을 위반하는 대학이나 구체적인 사례가 발견되는 경우, 정부는 법률에 따라 행정적, 재정적 제한 등을 취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불투명한 입학금,
사용처는 어디?

  우리 학교는 입학금 회계를 별도로 작성·관리하지 않아 구체적 사용 내역을 파악하기 어렵다. 우리 학교 재무과 관계자는 “대학회계법에 따라 입학금은 전체 등록금에 들어간다”며 “입학금만 어디에 쓰이는지는 현재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김 관계자는 “입학금은 신입생 입학에 소요되는 경비뿐만 아니라, 다른 항목의 수입과 합산돼 교직원 인건비, 학생복리비, 시설비, 장학금 등 학교운영 전반에 사용된다”고 밝혔다. 
  김 참여연대 사무국장은 “현재 고등교육법 상 대학은 학생들에게 ‘수업료 및 기타 납부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돼있다. 하지만 입학금이라는 명칭이나 일시납이라는 징수형태, 등록금과는 다른 반환규정 등을 살펴볼 때 입학금은 등록금과는 엄연히 다른 항목으로 관리돼야 한다”며 “그러나 대학은 실제 입학에 필요한 비용보다 훨씬 많은 액수의 입학금을 정확한 책정근거도 없이 걷으면서도 어디에 어떻게 쓰고 있는지 전혀 대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 A 학우는 “대학마다 금액이 다르고 사용처도 불투명한 입학금을 신입생들이 반드시 학교에 내야 하는 것은 불만”이라며 “다른 학교들이 입학금 폐지 서명운동을 하는 걸 봤다. 우리 학교에서도 한다면 동참할 생각이 있다”며 입학금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김 참여연대 사무국장은 “교육부는 지금이라도 입학금 책정 및 집행에 필요한 세부지침을 마련해야 하며, 국회는 고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입학금을 폐지하거나 실사용 금액만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참여연대 사무국장은 “등록금 1천만 원 시대에 ‘대학의 투명성’이 더욱 중요해지는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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