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유명 연예인이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대중 앞에서 사라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PC방 구석진 곳에서 검은색 화면을 유심히 보는 사람이 있다면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우리 사회에 퍼져버린 불법 스포츠 도박에 대해 알아보자.

 

스포츠 도박이란 무엇인가

  스포츠 도박의 기원은 1921년 영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포츠 도박은 영국에서 유래된 스포츠 겜블의 한 종류로 시작됐다. 또한 현재 국내에서는 합법 스포츠 사행 사업에 ‘스포츠 토토’라는 말이 사용된다. 이는 이탈리아 신발 브랜드인 ‘토토 칼초’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러나 ‘불법 스포츠 도박’은 허가받지 않은 업체를 통해 스포츠 경기에 배팅하는 도박을 의미한다. 또한 사다리 게임, 달팽이 게임, 로하이 등 다른 불법 사행성 도박은 ‘불법 온라인 게임 도박’이라는 단어로 불린다. 

주변 권유, 경쟁력 없는 합법 토토,
사회 분위기…
불법 스포츠 도박 키운다

  현재 불법 스포츠 도박 시장의 총규모는 83조7822억 원으로 추정된다. 작년 합법사행산업 규모(20조 5000억원)의 4배에 달할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합법 토토보다 불법 토토를 택하는 이유에는 사회 분위기, 자극성 등 복합적인 요소가 혼재돼 있다. 
 우리 학교 A 학우는 주변인들의 권유로 불법 스포츠 도박에 빠졌다. A 학우는 “고등학교 때 용돈이 부족해 고민했다. 그때 주변의 몇몇 친구들이 접근이 쉬운 인터넷 도박을 통해 이득을 취하는 것을 봤고 이에 호기심과 욕심이 생겨 불법 스포츠 도박을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러한 불법 스포츠 도박에 대한 지속적인 노출은 죄책감의 부재로 이어질 수 있다. 주변인들이 스스럼없이 불법 스포츠 도박을 이용하는 모습을 지켜본 사람은 불법 스포츠 도박을 심각한 불법 행위가 아닌 단순한 용돈벌이 정도로 치부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도박에 대해 폭넓게 이해해주는 사회 분위기가 이를 더 부추기고 있다
  이에 대해 도박문제관리센터 홍보사업과 안상일 과장은 “어릴 때부터 어른들의 로또 구입, 명절 때 가볍게 즐기는 화투, 이미 널리 퍼진 합법사행산업(경마, 경륜, 카지노) 등을 보고 자란 현대 청·장년층은 스포츠 도박의 심각성에 점차 무감각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안상일 과장은 “스포츠 도박은 보상과 결과가 금방 나온다는 점에서 강한 자극을 줄 수 있는 방식이기에 많은 이들이 이에 중독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합법 스포츠 토토가 소비자의 기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소비자가 몰린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여러 종목에서 시행 중인 합법 토토는 대체로 배팅 제한 액수가 적고, 오후 10시까지만 배팅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소비자의 외면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A 학우는 “합법 스포츠 도박은 배팅 시간이나 액수가 짜릿함을 느끼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또한 불법 스포츠 도박과 달리 수수료도 일정 금액 내야해 외면 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개인·사회를 모두 병들게 하는
불법 스포츠 도박

  불법 스포츠 도박은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큰 악영향을 끼친다. 개인은 도박 중독으로 정신적·재산적 피해를 입고, 사회 또한 건전하지 못한 도박 문화의 형성으로 많은 사회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많은 손해를 본 B 씨는 “아르바이트를 통해 번 돈을 불법 스포츠 도박 배팅으로 모두 탕진했다. 그런데도 도박이 주는 순간적 쾌감 때문에 끊지 못하고 계속 돈을 배팅했다”고 말했다. 현재 불법 스포츠 도박 시장 규모는 총 83조 원으로 추정되지만 드러나지 않은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도박문제관리센터 안상일 과장은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인한 개인의 재산적인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다. 또한 학생의 경우라면 학업에 열중하기 힘들고, 직장인이라면 제대로 된 사회생활을 못할 만큼 심각한 중독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안 과장은 “이는 곧 국가의 생산성과도 직결된다. 자살, 범죄 등과 같은 개인의 극단적인 행위는 물론이고 불법 스포츠 도박이 법망을 피해 지하경제로 점차 깊숙이 흘러든다면 탈세와 같은 문제도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불법 스포츠 도박 근절,
법과 사회 인식 모두 바꿔야

  불법 스포츠 도박을 근절하기 위해선 관련 법 강화가 시급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불법 스포츠 도박 형량은 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3000만원 이하(‘온라인 불법 도박에 따른 처벌법’)로 수십조 원 대의 도박 규모에 비해 매우 미미한 실정이다. 홍콩의 경우 온라인 도박 관련법을 위반할 시 500만 홍콩달러(약 7억)의 벌금을 부과하거나 7년 이하 징역을 선고해 강력하게 처벌한다.
  이에 대해 삼육대 보건관리학과 천성수 교수는 “불법 스포츠 도박은 하나의 중독 행위이다. 그러므로 중독에 노출되는 것을 보호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며 규제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도박문제관리센터 안상일 과장은 “미성년자 사용 제한, 배팅 제한 등 불법 스포츠 도박의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본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좋은 예방책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도박에 대해 관대한 사회 분위기를 바꿀 필요도 있다. 이는 불법 도박 방지에 대한 교육과 적절한 홍보가 뒷받침이 돼야 한다. 도박문제관리센터 안상일 과장은 “불법 도박을 포함해 도박 자체가 항상 중독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회적 인식·분위기가 환기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안상일 과장은 “국가가 직접 나서서 어린 연령대 학생들이 불법 스포츠 도박에 대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통로를 점검하고, 도박의 폐해에 대해 홍보해 국민들의 경각심을 고취시켜야 한다. 즉, 국민들의 인식 변화를 위한 홍보 활동과 광고가 불법 스포츠 도박을 근절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교육도 중요한 예방책으로 꼽힌다. 지역사회·교내에서 도박중독예방 활동을 펼치고 있는 우리 학교 도박중독예방활동단 ‘체크메이트’ 이아로 회장은 “가장 중요한 예방책은 교육이다. 도박에 대한 예방교육을 청소년이나 청년층에 보편화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불법 스포츠 도박을 접한 사람에 대해 가정·국가가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천상수 교수는 “적절한 교육과 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불법 스포츠 도박 중독자들을 구제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도박을 즐기는 개인적 성향에 대한 관리도 국가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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