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요리, 정유라 씨 이대 특혜 논란

최순실 딸 정유라 씨 특혜 논란


  최순실 씨의 딸인 ‘정유라’ 씨에 대한 이화여대의 특혜 의혹이 대학 사회를 넘어 한국 사회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가 딸인 정 씨를 위해 이화여대에 외압을 넣었는지 여부가 논란의 핵심이다. 부정입학, 지도 교수 교체, 불공정한 학점 부여 논란까지 정유라 씨의 특혜 의혹에 대해 기자들이 대담을 나눴다,

성진우 기자 (이하 성 기자) : 정유라 씨를 둘러싼 의혹 중 첫 번째는 이화여대 부정입학이야. 2015학년도 이화여대 체육특기자 전형에 승마 부문이 신설됐고 그해 정 씨만이 유일한 합격생인 점, 원래 입시 규정 상 인정되는 기간에서 5일 초과된 금메달을 인정해준 점이 밝혀졌어. 정유라 씨의 어머니가 현 정부의 비선실세로 알려져 있는 정윤회 씨의 전 아내기 때문에 충분히 외압 의혹이 일어날만해.

김영원 기자 (이하 김 기자) : 단도직입적으로 외압은 ‘빼박캔트(부정할 수 없는 사실)’야. 원래 이대 입시 규정을 보면 ‘원서접수 마감일 기준 3년 이내 국제 또는 전국 규모 대회에서 개인종목 3위 이내’만 수상 실적을 인정해주는 거잖아. 그런데 정 씨의 금메달은 단체전인 데다가 규정된 기간 내에 받은 것도 아냐. 본부 측은 우연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우연이 많이 겹치다니. 이해하기 어렵지.

이정훈 기자 (이하 이 기자) : 부정입학을 시켰다면 정 씨의 입학은 당연히 취소돼야 해. 이대 최경희 총장이 지난 19일 사퇴하면서 학사 관리상 문제가 발견된 것일 뿐 외압이나 특혜는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믿겨지지는 않아. 만약 그 해명이 사실이라고 해도 부정입학은 명백하니까 입학취소 처분은 반드시 있어야 할 거야.

김 기자 : 맞아. 아주 허술했던 특혜지. 또 계속된 결석으로 정유라 씨가 제적경고 위기에 놓이자 최순실 씨가 직접 학교에 방문한 것도 외압이 있었다는 하나의 증거야. 최 씨가 방문하고 난 후 지도 교수가 교체되고 학칙이 개정돼 독일 연수중이던 정 씨의 출석이 인정됐거든. 표면적으로는 이대만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이는 부정·부패로 점철된 우리 사회 기득권층의 민망한 단면이라고 생각해.

성 기자 : 사실 일반적인 대학이라면 지도 교수가 학부모에게 전화를 거는 일도 드물뿐더러, 학부모가 직접 학교를 항의 방문하는 경우도 매우 이례적이잖아. 그만큼 교수들도 눈치를 많이 본 것 같아. 정 씨가 B 학점을 받은 레포트 내용도 큰 논란이 되고 있잖아. ‘망할새X들에게 쓰는 수법. 왠만하면 비추함’, 운동후 뭉ㅊㄴ몸을풀기에도’ 등 본인의 블로그를 베끼고 비속어, 오타가 남발된 저런 레포트를 제출했는데 왜 교수가 B 학점을 줬을까 참 의아해.

이 기자 : 이제 학교의 점수조차 믿을 수가 없는 상황에 치달았어. 우리가 정유라 씨 사태를 지켜보면서 느낀 분노의 기저에는 바로 ‘노력의 가치가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가 된 대한민국이 있지. 우리 사회가 학력은 비교적 객관적이고 공정한 지표로 받아들였잖아. 그런데 이번 사건으로 그런 믿음이 사라졌지. 그래서 이대 교수협의회조차 교수의 신뢰 회복을 위해 총장 퇴진을 요구한 것 같아.

김 기자 : 이건 게임의 규칙이 공평하지 않은 거야. 이번 정부의 모토가 바로 ‘원칙과 소신’이잖아. 그런데 이번 사태는 왜 예외사항인거야? 진정한 지도자라면 자신의 주위에 있는 여러 의혹에 대해 해명을 해야지. 모든 의혹을 선동과 유언비어로 치부하는 건 오히려 문제를 키우는 거야. 지난 20일 비서관회의 때 대통령의 발언을 봐도 이미 확정적인 사실에 대한 의혹에 대해 명확한 설명이 없었잖아. 그야말로 부조리의 ‘극장판’이라고 할 만해.
이 기자 : 이화여대의 130년 역사와 전통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격이 훼손된 중대한 일이야. 비선실세로 불리는 한 정권 실세의 딸에 의해 입시까지 좌지우지되는 사회가 돼버렸잖아. 이번 일로 인해 정부와 대학에 국민들이 기대하는 도덕성의 정도는 더 낮아지고, 모든 국민들이 회의주의에 빠지지는 않을까 염려가 커.

성 기자 : 최순실 씨 같은 비선실세가 등장한 것도 전적으로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봐. 난 비선실세가 실상은 권력도 없는 ‘속 빈 강정’이라고 생각해. 그들이 갖고 있는 거라곤 권력자와 맺은 개인적 관계가 전부잖아. 노무현 대통령이 형 노건평 씨와 관련해 ‘공부 많이 하신 분들이 시골 농부한테 머리 조아리지 말라’며 권력에 호가호위하는 야심가들을 차단한 것처럼 대통령이 적극 나서서 비선실세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니까.

김 기자 : 어느 언론에서 이번 정부에 대해 ‘국민의 지지를 받기를 포기한 정부’라고 표현했더라. 아주 공ㅈ감됐어. 정권 초기부터 내내 뜨거웠던 비선실세 논란은 분명 이번 정부가 남긴 패착 중 하나일거야. 내년 대선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차기 정부는 같은 실수를 또 다시 반복하지 않기를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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