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요리, 대학생 사교육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국내 4년제 대학 3ㆍ4학년에 재학 중인 대학생 993명을 대상으로 ‘취업 사교육 경험과 비용’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대학생들의 연평균 사교육비가 233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이처럼 상당한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취업 사교육은 전공수업 과외까지 영역을 확대한 상황이다. 이런 세태에 대해 기자들이 이야기 나눴다. 

이수정 수습기자(이하 이수정 기자) : 최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사교육이 전공 수업까지 영역을 넓혔다고 해. 처음에는 공대에서 선수 학습이 필요한 과목에 한해 시작된 전공 인터넷 강의가 이제 인문학·예술학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는데, 나는 사고력을 요하는 인문학이나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예술학까지 인터넷 강의에 의존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이런 강의가 과연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들을만한 가치가 있을까?

김영원 수습기자(이하 김영원 기자) : 들을 가치가 있고, 없고는 개인의 판단에 맡길 문제인 것 같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가치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전공 사교육의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거겠지. 전공 사교육에 매달리는 이유는 더 높은 학점을 받기 위해 공부하는 과정에서 학교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지 못하기 때문이야. 그리고 사고력을 요하는 분야를 사교육에 맡기는 것도 지금까지 스스로 사고하기 보다는 사교육에 의존해 왔기에 일어나는 현상 같아.

김서현 수습기자(이하 김서현 기자) : 이 문제를 따지기에 앞서 현재 사회가 경쟁 사회라는 점을 염두에 뒀으면 해. 사실 공대생도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교수님께 질문하거나 친구들과의 의논을 통해 전공과목을 충분히 학습 할 수 있어. 하지만 그렇게 시간을 들여서 공부하면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게 되기 때문에 단기간에 실력을 높일 수 있고 익숙한 사교육 강의를 선호하는 거지.

이수정 기자 : 그럼 취업 사교육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나는 외국어나 기술관련 자격증을 취득할 때 혼자 학습하기 어렵다면 사교육의 힘을 빌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그런데 자기소개서나 면접까지 컨설팅 받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취업에 정해진 규격이 있는 것처럼 컨설팅을 해주는 것은 취업준비생들의 불안함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에 지나지 않지.

김서현 기자 : 취업 사교육도 경쟁사회에서 그 무게가 더 가중되고 있는 것 같아. 주변 세태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취업 사교육을 받는 거지. 나도 면접·자기소개서 컨설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야. 이런 사교육으로 취업 방식이 고착화되고 정형화 돼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김영원 기자 : 다들 취업 사교육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는데 취업을 위해 어느 정도의 투자를 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해. 물론 불안한 마음에 사교육에 의존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분명 혼자서 습득하기 어려운 분야가 있잖아. 때문에 특정 분야에 있어서 취업 사교육은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생각해.

이수정 기자 : 이제는 대학생들의 사교육을 줄일 방법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 사람들은 보통 사교육이라 하면 초·중·고등학생의 사교육만 떠올리는데 이제는 대학생이나 유아의 사교육에도 초점을 맞춰 들여다봐야 한다고 봐. 그러면 대학생의 사교육 문제도 사회적으로 충분히 논의될 테고, 자연스럽게 대안이 생기겠지. 예를 들어 대학에서도 수준별로 수업을 진행 하는 게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어.

김서현 기자 : 수준별 수업과 같은 제도를 신설하기 보다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해. 학생들이 전공 사교육을 듣는 이유는 부족한 과목의 학습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듣는 것이라 생각해. 이런 상황에서 수준별 수업을 한다고 해도 학생들은 여전히 전공 사교육에 의존할거야. 그리고 취업 사교육의 경우에는 획일화·정형화된 스펙이 아니라 개인의 독보적인 능력과 스토리로도 취업이 가능한 사회 풍토가 마련돼야 해결될 거야.

김영원 기자 : 나도 문제점을 개인에게서만 찾지 말고 사회로도 시선을 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예를 들자면 고등학교 정규교육과정을 마치면 대학에서 바로 전공과목을 듣게 되는데, 그 둘 사이의 간극을 메워줄 과목을 대학에서 제공하는 거야. 이런 근본적인 해결책을 사회나 학교에서 제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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