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마이크 샌델이 전하는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읽어야 할 중요한 책이다. 이 책이 몇 년 전에 대한민국의 화두가 된 것은 바로 우리 주변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민주주의 시민으로서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한 발전적인 사고 체계를 확립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포함된 정의의 관점은 다음과 같다.

 하나, 공리주의 관점에서의 정의. 둘, 자유주의 관점에서의 정의. 셋, 목적론적 관점에서의 정의. 넷, 공동체주의 관점에서의 정의

 어려운 철학책이라는 느낌으로 거부감이 들 수 있겠지만 다양한 예시를 통한 설명으로 정의가 무엇인지 안내한다.  

1. 공리주의 관점에서의 정의
 공리주의는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큰 문제점을 포함한다. 그것은 소수가 다수의 행복 때문에 희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이런 오류를 알면서도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공리주의에서는 벤담과 밀의 정의론을 이야기하는데, 벤담이 주장한 공리주의가 위에서 언급한 ‘소수가 다수의 행복에 희생’이라는 문제점에 의해 비난받자 밀은 인간성을 존중한 공리주의로 이것을 보완한다. 또한 그는 공리를 저급과 고급 쾌락으로 구분한다. 즉,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인 것이다.

2. 자유주의 관점에서의 정의
 자유주의적 관점의 정의는 크게 칸트와 롤스의 관점이 있다. 칸트는 자유를 정의의 덕목으로 생각한다. 칸트는 도덕, 자유, 이성을 가장 중시했다. 롤스는 칸트와는 조금 다른 자유주의적 정의를 말한다. 무조건적으로 평등한 조건이 바탕이 된 이후의 자유가 정의롭다고 밝혔다. 저자는 이것을 ‘자유주의적 평등주의’라고 말한다. 롤스 정의의 핵심은 정의로운 사회계약이다. 즉, 이런 원초적 평등을 전제로 자율과 호혜, 이 두 가지를 충족하는 사회 계약만이 정의롭다고 정의한다.

3.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적 정의
 아리스토텔레스는 목적에 의해 정의를 바라본다. 그리고 목적론적 근거 아래 정의란 어떤 미덕에 영광과 포상을 줄 수 있는 것이라 정의한다. 목적론적 관점의 정의론 문제점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범했던 오류처럼 노예제를 옹호하거나 여성의 정치 참여를 반대할 수 있다. 그는 노예는 노예로 태어났고 여성은 정치적으로 열등하기에 그 목적에 맞게 행동한다고 생각하였는데 이것은 잘못된 전제에서 기인한 위험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정의는 본성에 맞는 역할을 사회가 결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4. 공동체주의적 정의
 저자는 ‘정의란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민하는 것’이라 주장한다. 정의를 논할 때 연대 의무나 소속 의무를 빼놓고는 정의를 논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공동체주의란 우리의 선택과 상관없이 도덕적으로 한데 묶여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공동선(공동체주의)의 관점에서 정의는 시장에 도덕적 한계가 닥친다면 정부가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부유한 사람에게 세금을 걷어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고 공공기관을 열어 고소득자와 저소득자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것이라 말한다. 

 주변을 둘러보면 대한민국은 정의로운 사회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아파트나 빌딩을 몇 십 채나 소유해서 별다른 노동을 하지 않아도 잘 먹고 잘 사는 소수의 사람들이 있는 반면, 열심히 일해도 집 한 채 얻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돈 많은 부모를 만나 값비싼 차를 소유하며 돈을 펑펑 쓰는 학생들이 있는 반면,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몇 시간씩 해서 등록금을 마련하는 학생들도 있다. 우리는 누구나 부자가 되어 잘 먹고 잘 살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내 주변에서 누가 밥을 굶든 직장을 잃든, 별 관심 가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손수레를 밀면서 폐지를 줍는 허리 굽은 노인을 볼 때면 가슴이 아프지만, 당장 자신의 삶을 영위하기도 바쁘다. 민주 사회에서 살다 보면 무엇이 정의로운 것인가에 관한 이견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이 책을 읽고 우리는 옳고 그름, 정의와 부당함, 평등과 불평등, 개인의 권리와 공동선을 둘러싼 주장들이 경쟁하는 상황을 어떻게 이성적으로 해쳐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으며,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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