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포르노 ‘VR우동’. VR 대중화에도 기여하며 급성장

 

  최근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기술)사이트에선 ‘우동 공유해주세요’, ‘우동 다운받는 법’, ‘신작 우동 후기’ 등의 게시글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우동은 VR포르노를 뜻하는 은어로, 인터넷 검색 필터링을 막기 위해 등장한 용어다. 비슷한 성격을 가진 VR사이트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이처럼 최근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VR시장에는 ‘우동’ 바람이 불고 있다.

  VR, 포르노계의 새로운 선두주자
 
  조선시대에는 춘화(春畵)가 있었다. 이후에는 그 자리를 성인 잡지가 이어 받았고, 인터넷 시대가 도래 하자 성인 시장은 마침내 하나의 비즈니스 분야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인간의 성적 욕구의 산물은 기술발달의 역사 속에 그 형태를 달리해가며 존재했다. 따라서 VR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유행함과 동시에 VR포르노가 등장한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VR포르노 시장의 성장세는 주목할 만하다. VR포르노는 ‘포르노’라는 카테고리의 하위 개념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시장을 개척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VR포르노를 위해 VR기기를 찾고, 관심을 갖는 소비 그룹이 생기는 등 VR산업의 발전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VR의 보급과 대중화의 선두주자로 성인 콘텐츠가 거론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포르노 회사의 활발한 시장 참여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VR포르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작년 검색 엔진 구글에서의 ‘VR porn’ 검색 수치는 5개월 만에 99배 증가했다. 포르노 회사들은 이 같은 수요에 발 맞춰 너도 나도 VR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미국의 대형 포르노 회사 ‘Porn Hub’는 최근 성인 기구와 VR기기를 연동한 서비스를 출시했다. 자사 홈페이지에 ‘VR porn’ 섹션을 따로 추가하며 VR기기인 카드보드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포르노 회사 ‘VR adult films’는 대표 콘텐츠로 VR포르노를 내세웠다. 작년 12월 일본의 도쿄에서 개최된 '성인 VR 페스타 01' 에선 일본의 각종 VR콘텐츠와 기기들이 선보여졌다. 

  VR, 현실 같은 생생함

  VR포르노 이용자들은 콘텐츠 소비의 가장 큰 이유로 현장감과 몰입감을 꼽는다. 남서울대학교 컴퓨터학과 가상증강현실전공 송은지 교수는 “가상을 현실처럼 생생히 느낄 수 있는 VR의 특징이 성인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유와 매우 잘 맞아 떨어진다”며 소비자의 포르노 선호 이유를 분석했다. 
  한때 3D TV 역시 성인 시장에서 주목 받았다. 하지만 현장감과 몰입도 등이 소비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을 받으며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에 반해 VR은 기존의 시·청각적 이점을 넘어 신체 촉각을 연동하는 기술 등을 개발했고 성인 시장에서 비약적 성장을 거두고 있다. VR기업 사이다의 김동우 관계자는 “VR은 360도 3차원 영상에 시각과 청각을 제어하기 때문에 가상의 감각을 마치 현실의 감각처럼 착각해 느끼게 한다”며 “VR ZONE에서는 평형감각까지 제어돼 낙하·상승하는 느낌까지 줘 더욱 실제와 같은 현실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해 VR포르노의 더 큰 발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소비자가 원하는‘개인화’충족

  VR포르노의 또 다른 인기 요인은 비밀스럽고 개인화된 특성이다. VR기기를 착용하면 사용자 외엔 콘텐츠의 내용을 알 수 없어 프라이버시가 보장된다. 성신여자대학교 심리학과 채규만 교수는 “1인 가구의 증가, 무엇이든 혼자 하는 현대사회의 사회문화적 특징도 VR포르노의 인기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건강한 삶을 사는 사람은 건강한 관계를 통해 성적인 욕구를 해소한다. 하지만 일부 젊은 층의 해소되지 못한 성적 욕구가 그들이 익숙한 디지털 세계의 문화와 결합되며 VR포르노 시장의 성장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VR기기 이용자가 증가하며 구토, 어지럼증 등의 부작용 문제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VR기기는 눈과 화면 사이의 거리가 가깝고 자극적인 영상을 감상할시 광과민성 발작의 위험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정신적인 문제의 발생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채 교수는 “오로지 자신의 성적 만족을 위해 VR콘텐츠를 이용한다면 사회적 부작용이 심각할 것”이라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VR성인 콘텐츠 시장의 호황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우 관계자는 “VR포르노 사업은 인간의 본성을 활용한 하나의 비즈니스라 생각한다”며 “VR포르노는 앞으로의 기술 발전과 함께 성장하고 공존할 것”이라 말했다. 이어 김 관계자는 “일본의 사례처럼 대한민국의 앞으로의 VR산업 역시 음지의 VR 성인 콘텐츠 사업보다는 놀이기구·의료·방위·관광·공연 등의 부가가치가 높은 양지의 콘텐츠와 사업 쪽으로 그 비중이 옮겨갈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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