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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 View책임에 무뎌지는 우리
충대신문 | 승인 2016.09.06 16:33|(1117호)

  고백한다. 기자가 기획한 첫 기사가 엎어졌다. 사실 정확히 말하면 이번 기획기사는 기자가 엎었다. 기사가 엎어지는 것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기사 작성은 기자와 신문사와 사이의 약속이다. 약속에는 책임이 따른다. 책임을 이행하지 못한 결과는 약속 당사자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엎기 전에는 예상하지 못한 광범위한 영향을 가져온다. 그렇기에 책임의 사전적 정의대로 기자는 ‘맡아서 해야 할 임무나 의무’를 다하지 못해 ‘그 결과에 대하여 지는 의무나 부담, 또는 그 결과로 받는 제재’를 마땅히 감수해야 한다.
  억울하다. 세상사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누구의 말처럼 신(神)은 인간을 비웃는다. ‘이것들이 계획을 세웠어?’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 한치 앞도 모른다. 머릿수대로 삶이 있고, 가끔 그 삶이 부딪히다보면 예상치 못한 일이 분명 발생한다. 문제의 원인이 자신의 손을 벗어난 경우엔 책임 소재마저 불분명해진다. 그럼에도 우리는 계획하고, 약속하며, 약속한 바에 책임감을 갖고 살아간다. 책임은 맡은 바에 대한 최소한의 양심이자 예의이기 때문이다.
  동의한다. 이미 문제가 발생한 상황에서는 총력을 동원해 우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더 큰 피해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문제 해결은 당장의 피해를 복구하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 예상치 못한 문제일수록 다시 일어나지 않지 않을 것이라는 속단은 위험하다. 이는 곧 불완전한 문제 해결이다. 그렇기에 문제의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고, 그에 따른 객관적 분석을 통해 합리적 진단을 내려야 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자,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게 된 구성원에 대한 마땅히 해야 할 책임 있는 자세다. 
  찝찝하다. 요즘 들어서 기자를 포함한 우리 사회가 책임이라는 단어에 무뎌지는 것 같다. ‘책임지고 사퇴하라’, ‘책임자를 징계하라’는 무시무시한 손가락질 사이에서 책임 자체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낸다. 문제는 있지만 책임은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반복된다. 그로인한 피해 역시 우리 몫이 될 것이다. 사퇴, 징계, 문책 등은 책임의 여러 방법 중 하나이다. 하지만 책임은 제재가 주는 무거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책임은 약속한 바를 이행하지 못해 발생한 문제의 원인을 밝히고 다시는 이런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을 포함한다. 문제 해결의 궁극은 책임을 묻는 일에 있다. 기자는 억울해도 문제 해결의 끝에는 책임이 있다는 것에 동의하며, 찝찝한 오늘에 온 힘을 다해 책임을 다할 것을 고백한다.
 

충대신문  young_1@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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