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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효원 기자 | 승인 2016.05.30 14:13|(1116호)

 

 

『소년이 온다』, 한강, 창비

지난 5월 18일, 취재차 광주로 향했다. 금남로에서 전남대로, 전남대에서 국립5.18민주묘지로 이어지는 일정은 생각보다 고단했다. 전남대에서 국립5.18민주묘지로 가기 위해 택시를 불렀다. 택시에 타자 기사는 마침 본인도 국립5.18민주묘지에 가야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택시 기사는 군 생활 외에는 광주를 벗어난 적이 없었다. 그리고 광주5.18민주화운동 현장에 있었다. “시체도 너무나 많이 봤고 지금도 그 얘기하면 피가 거꾸로 쏟아 붕께. 광주 시민을 몽둥이로 개 패듯 뚜드려 팼어.” 적어도 광주에서 5.18민주화운동은 지나간 역사가 아닌 현재였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는 광주5.18민주화운동을 다루고 있다. 다루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쪽이 문드러지게 하는 것들이 있다. 80년 5월의 광주가 그렇다. 『소년이 온다』에는 6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죽은 자도 있고 살아남은 자도 있다. 그들은 각각의 위치와 입장에서 5월의 광주를 이야기한다. 동호는 총성 속에서 친구 정대를 잃어버렸다. 정대를 찾던 동호는 상무관에서 시신 장부를 정리하고 관리한다. ‘아무것도 용서하지 않을 거다. 나 자신까지도’라고 되뇌던 동호는 집에 돌아가지 않고 마지막까지 남는다. 살아남은 시민군은 고문을 당한다. 그는 ‘나는 싸우고 있습니다. 날마다 혼자서 싸웁니다. 아직도 살아 있다는 치욕과 싸웁니다’고 독백한다. 『소년이 온다』에서 80년 5월의 광주는 너무나 생생하게 살아있다.
 길지 않은 책이다. 두 시간이면 정독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은 두 시간 만에 털어내기 어렵다. 『소년이 온다』는 국가의 폭력을 이야기한다. 국가의 폭력이 얼마나 잔인했는지, 국가의 폭력이 얼마나 많은 이들의 삶을 바꿨는지 담담하게 이야기 한다. 몇 가지 대목을 소개한다.
「군인들이 죽인 사람들에게 왜 애국가를 불러주는 걸까. 왜 태극기로 관을 감싸는 걸까. 마치 나라가 그들을 죽인 게 아니라는 듯이. - 17쪽」
「그들이 원한 게 무엇이었는지. 우리를 굶기고 고문하면서 그들이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너희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애국가를 부른 게 얼마나 웃기는 일이었는지, 우리가 깨닫게 해주겠다. - 119쪽」
 작가 한강은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맨부커상을 수상한 “『채식주의자』보다 『소년이 온다』가 읽혔으면 좋겠다. 제 책이 많이 읽히면 좋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 정말로,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작가 한강이 이 책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것은 ‘기억’일 것이다. 동호가 살아있었다면 이제야 겨우 50살이었을 것이다. 국가의 폭력에 맞서야했던 이들의 이야기는 이제 36년 째 진행되고 있다. 잊지말아야한다. 그게 우리의 역할이다.

 

 

곽효원 기자  kwakhyo1@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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