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64주년에 즈음하여 충대 로스쿨은 안녕한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로스쿨을 바라보는 충대신문은 충대 속의 로스쿨에 대하여 시각이 편치 만은 않은 상황이다. 시험에 의한 법조인의 양성이 아닌 교육에 의한 법조인 양성제도가 시작된 지 8년째인 오늘에 와서 충대 로스쿨은 어느 지점에 와 있는지 관심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세기 동안 계속되던 법과대학이 로스쿨로 개편되어 매년 한 두 명의 법조인을 배출하던 것이 2012년 1회 변호사 시험에서 70여명의 합격자를 배출하여 지역사회를 놀라게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데 2016년 5회 변호사 시험에서는 50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합격자를 배출했다는 전언인데 응시자 대비 70%의 합격률에서 50%까지 추락하는 현상에 이르렀다는 사실은 충대인들에게는 관심사항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작금에 논란이 되는 사법시험 존치론과 관련하여 우리 학교에도 다시 법과대학이 부활되는 것인지도 의문이고 전국 25개 로스쿨 중에서 충대 로스쿨이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도 알고 싶은 상황이다. 100%의 합격을 홍보하는 학교가 있는데 우리와는 어떤 사유로 차이가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알려진 바대로 1995년 로스쿨 제도의 도입이 논의된 이후 15년의 오랜 논의 끝에 사회적 합의로 2009년 처음으로 로스쿨이 설치되었음에도 여러 가지 논란이 되고 있는 시점에서 충대신문은 개교 64년에 즈음하여 몇 가지 고언을 로스쿨에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앞서가는 교육으로 많은 법조인을 배출해주기를 바란다는 점이다. 풍부한 교양,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 자유·평등·정의를 지향하는 가치관을 가지고 현대사회의 복잡한 법적분쟁을 전문적·효율적으로 해결하는 지식·능력을 갖춘 법조인의 배출이 계속되기를 기대한다. 다만 개천에서 나는 용이 아니라 시민속의 전문가, 시민과 함께하는 따뜻한 변호사를 양성하는 로스쿨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전관예우라는 사고를 타파하고 다양성과 전문성을 갖춘 잠재력 있는 법조인의 산출보고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합격자 수의 최고보다는 예컨대 공익을 생각하며 마을 변호사로서 전국 1400여개의 읍 · 면에 먼저 달려가 법률서비스 접근성을 제고하려는 열린 마음의 변호사가 많기를 기대한다.  
 둘째, 공정하고 투명한 입학절차를 확립하여 가진 자의 자제들이 가는 특권 계층의 로스쿨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받도록 해주기 바란다. 나아가 경제적, 신체적 취약계층도 마음 놓고 입학하여 당당하게 교육받고 법조인으로 진출하는 따뜻한 로스쿨, 나눔과 배려를 생각하는 로스쿨로서 모든 이에게 희망의 사다리로 여겨지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현대판 음서제라는 의혹의 시각이 존재할 수 없는 로스쿨로서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캠퍼스로 생각되도록 교수와 학생이 함께 노력하는 그런 교육의 장이 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셋째, 충남대학교 속의 로스쿨임을 항상 잊지 말도록 해달라는 점이다. 입학생의 80% 정도가 타교 출신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들도 모두 충대 가족으로 남는다는 점을 인식하고 재학 중만이 아니라 졸업 후에도 충대 졸업생으로 남아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국적은 바꿀 수 있으나 학적은 바꿀 수 없음을 인정하고 법조인으로서 살아가는 동안 졸업한 학교에 늘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능력과 자질을 조금이나마 학교에 되돌려 줄 수 있음을 생각하는 사람, 20만 졸업생 중 한명임을 인정하는 사람으로 남아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자기가 졸업했던 학부를 내세우며 이 지역을 떠날 생각을 먼저 할 것이 아니라 충대 졸업생으로서의 자세를 숨김없이 밝히고 다른 지역에 있더라도 모교를 잊지 않는 법조인으로 남아달라는 것이다. 이 푸른 캠퍼스는 법조인이 되기 위한 그 준비학원이 결코 아니다. 이 캠퍼스의 로스쿨 학생은 시민과 함께하는 법조인을 지향하면서 기성세대를 선도하는 장래 대한민국 사회에서 법의 지배를 실현하려는 사람들임을 잊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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